“묻지마 범죄, 내가 위험하다”…호신용품 판매 급증
“묻지마 범죄, 내가 위험하다”…호신용품 판매 급증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3.08.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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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검색·판매 서현역 흉기 난동 후 전달 비해 1155% 급증
관악산 둘레길 성폭행 살인까지 발생하자 남성들도 구입 나서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대낮 도심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호신용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달 서울 신림동에서 첫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달 3일 발생한 경기도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범행에 이어 17일 서울 관악산 둘레길 성폭행 살인 사건까지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하자 판매량이 점점 더 늘고 있다.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사건현장에 서현역 흉기 난동  피해자 이모 씨(64)를 추모하는 추모글과 꽃다발이 놓여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사건현장에 서현역 흉기 난동 피해자 이모 씨(64)를 추모하는 추모글과 꽃다발이 놓여있다. 사진=뉴시스

사건 이후 시민들은 귀가시간을 앞당기거나 다중밀집시설 방문을 꺼리고 있다. 여교사 성폭행 살인사건이 발생한 관악산 입구에는 나홀로 등산 대신 일행과 동반하라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정부는 순찰을 강화하며 치안 강화에 나섰다. 이달 3일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이후 4일~18일까지 보름간 경찰의 특별 치안활동으로 흉기관련 범죄 227건이 적발됐다. 경찰은 이 기간 범죄 우려가 큰 다중밀집장소 4만7260개소를 순찰했다.

이처럼 치안에 대한 불안감 속에 시민들은 호신용 스프레이와 경보기, 호루라기 등 호신용품을 구매하며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호신용품 거래량과 검색량 모두 크게 증가했다.

최루 스프레이. 사진=인터파크 캡쳐
최루 스프레이. 사진=인터파크 캡처

22일 인터파크커머스에 따르면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이후 시민들의 불안감이 가장 극대화 됐던 이달 4일~6일 주말 3일간 판매된 호신용품 거래액은 직전 12일 동안 판매된 것보다 26% 높게 나타났다.

사건 발생 한 달 전인 지난달 4일~6일 3일간과 비교하면 1155%(12.5배), 첫 흉기난동 사건인 신림동 칼부림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22일~24일 사흘간과 비교하면 521% 더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관악산 성폭행 사건 직후에는 거래량이 다소 꺾였으나 수요는 멈추지 않고 있다. 

사건 직후인 18일~20일 3일간 거래량은 서현역 사건 직후(8월4일~6일)보다는 판매량이 79% 감소했다. 신림동 칼부림 사건 직후(7월22일~24일)와 비교해서는 31% 많았다. 

인터파크에서 팔린 호신상품 판매 10위 상품은 최루용 스프레이, 호신 경보기, 3단 호신봉이 주를 이뤘다. 호신용 전기충격기도 판매가 늘어난 품목중 하나다.

남성들의 호신용품 구매도 늘었다.

그동안 호신용품 판매는 여성 대상 강력 범죄가 발생한 직후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성별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면서 남성들의 호신용품 구매 리뷰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40대의 한 기혼 남성은 “아내와 본인을 위해 각각 페퍼스프레이와 3단봉을 호신용품으로 장만했다”면서 실사용 목적보다는 부적처럼 강력범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의미에서 구입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이달 3일 11번가에서는 남성 주문자가 263% 증가해 여성 주문자(168%↑)를 앞질렀다. 주문자의 연령별 비중은 40대 남성(29%)이 가장 많았고 50대(23%), 30대(13%)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남성들은 본인보다는 딸이나 부인, 여자친구 등을 위해 대리 구매한 경우가 많다”면서 “사용자의 대부분이 신체적 약자인 만큼 손에 쥐고 다닐 수 있도록 작게 제작된 페퍼 스프레이나 가방에 걸 수 있는 경보기 같은 휴대성이 높은 제품이 많은 제품이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가해자와 제대로 싸워보겠다는 목적보다는 도망갈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벌기위한 상품들이 주로 판매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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