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STOP PLASTIC“…친환경 경영 앞장
유통업계, “STOP PLASTIC“…친환경 경영 앞장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3.12.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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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일회용기 20만개 이상 자발적 감축 결정
프레시테이블 서비스에서 일회용기 제공 중단하기로

신세계인터, 택배 포장재 감축 연간 종이 267톤 아껴
종이테이프 등 부자재도 환경 친화적 제품으로 교체

[이지경제=김성미 기자]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는 최종 회의(유엔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가 내년 11월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유통업계가 자발적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에 나섰다.     

정부가 지난달 7일 식당·카페 내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 사용을 사실상 무기한 허용했음에도 유통업체들은 일회용품 사용 제한 정책을 강화하며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신선식품 무료 손질 포장 서비스’에서 플라스틱 일회용기를 퇴출하기로 했다.

시행초반 서비스 이용 고객들의 불편이 예상되지만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고객들도 점차 취지에 공감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내린 결정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 ‘프레시 테이블’에서 직원이 손님에게 다회용기에 담긴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 ‘프레시 테이블’에서 직원이 손님에게 다회용기에 담긴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18일 현대백화점은 식품관 판매 과일이나 채소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소분해 포장해주는 ‘프레시 테이블’ 서비스에서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프레시 테이블을 무료로 이용하려면 다회용기를 미리 준비하거나 구매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회용기는 1.2리터와 2.7리터 용기를 각각 1000원과 1500원에 판매한다.

일회용기 제공 중단은 이달 1일 무역센터점에 시범 도입됐다. 내년 1월에는 압구정본점과 신촌점, 더현대 서울, 판교점 등 4개 점포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하면 고객 불편은 물론 매출 감소가 우려되지만 자발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 경영에 앞장서기 위해 과감하게 제도를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프레시 테이블을 도입한 점포 과일·채소 매출 신장률은 도입하지 않은 다른 점포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친환경에 대한 고객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일회용기 제공 중단 결정에 일조했다.

플라스틱 일회용기가 환경에 유해하다는 공감대가 사회 전반에 형성돼 있는 만큼 고객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유통업계 최초로 도입한 전자 영수증 우선 발급 시스템의 경우 고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연간 1억3000여만장의 종이영수증이 전자영수증으로 대체됐다.

현대백화점은 프레시 테이블에서 일회용기를 퇴출시킴으로써 연간 6.2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프레시 테이블에서 연 22만여 개의 플라스틱 일회용기가 사용된다. 플라스틱 1㎏를 생산할 경우 2.4㎏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일회용기 제공을 중단할 경우 30년생 소나무 2258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백화점은 다회용기 판매 수익을 미래 세대를 위한 탄소중립 생활 실천 교육 프로그램인 ‘기후행동 1.5℃ 스쿨챌린지’에 사용할 계획이다.

‘기후행동 1.5℃ 스쿨챌린지’는 환경부와 교육부가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을 위해 2020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기후행동 실천 프로그램이다. 모바일 앱에서 제안하는 친환경 활동에 적극 참여한 초중고 및 대학교 학생 등을 선정해 포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친환경 브랜드 ‘리그린’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다양한 경영활동 과정에서 친환경 소비문화를 지속 제안하고 고객들이 생활 속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친환경 관점에서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다시 생각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택배 포장재 감축을 통해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택배 포장재 감축을 통해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택배 포장재 감축을 통해 친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는 이달부터 제품 배송에 사용되는 종이 포장재와 부자재 사용량을 3분의1 이상 줄이며 지속가능경영을 실천 중이다.

신세계인터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택배 포장재 등 폐지류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2’ 보고서에 따르면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국민 1인당  택배 박스 이용량은 연간 70개 이상에 달하며 택배 포장재 등의 ‘폐지류 기타’ 배출량은 연간 21.1%나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신세계인터는 포장재 감축을 통해 연간 종이 사용량을 기존 대비 32% 가량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약 267톤에 해당되는 양으로  나무 4539그루를 보호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종이 1톤 생산에는 30년산 소나무 17그루가 필요하다.

신세계인터는 먼저 기존에 일괄적으로 사용하던 4㎜ 두께의 포장 박스에 2.5㎜ 두께의 포장 박스와 종이봉투를 추가로 도입한다. 배송되는 상품별 특성이나 크기에 맞춘 최적의 포장재가 차등 적용된다. 이를 통해 연간 229톤의 종이 사용량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상품 파손 방지를 위한 충격 완충재와 안전 봉투 등 종이 충전재는 기존 4종에서 2종으로 변경해 사용한다. 종이 충전재 도입 후 2년여간의 테스트 기간을 통해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면서도 가장 안전하게 제품을 배송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충전재 변경으로 약 34톤의 종이 사용량을 추가 절감할 수 있다.

종이 사용량 감축과 함께 부자재도 더 환경 친화적인 제품으로 교체한다. 박스에 사용되는 종이테이프는 수성 코팅과 접착제를 사용한 친환경 인증 완료 제품을 사용해 제거하지 않고 종이류로 쉽게 분리 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와 눈 등에 젖을 우려가 있는 의류 일부에 사용되던 소포장 폴리백(비닐 포장백)은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폴리백으로 교체한다. 기존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원료의 포장재 대신 100% 재활용된 플라스틱 폴리백 사용을 통해 기존 대비 약 50% 이상의 플라스틱 저감 효과를 얻게 됐다. 이달부터 신세계인터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서 발송되는 모든 자사 브랜드 제품에 순차 도입될 예정이다. 

배송에 사용된 모든 종이 소재는 산림관리 친환경(FSC®) 인증 소재로 생산한 종이로 100% 재활용이 가능해 별도 처리없이 종이류로 쉽게 분리 배출이 가능하다. 단 입점 업체에서 직접 발송하는 제품은 제외된다.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2021년 택배 포장재와 부자재를 전면 종이로 전환해 연간 약 50톤 이상의 비닐폐기물 감축 효과를 거둔 후 포장재 사용량 자체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면서 “앞으로 급변하는 소비패턴에 맞춰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친환경 솔루션을 실천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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