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김성미 기자] 하림그룹의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가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산은과 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의 팬오션과 JKL 컨소시엄을 컨테이너 선사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7일 밝혔다.

양측은 지난해 7월 HMM 경영권 동동매각을 위한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개시했으며 같은해 12월 팬오션·JKL 컨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본계약 협상 절차를 밟아왔다.

5주간의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양측은 기간을 연장해 7주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양측이 막판까지 합의하지 못한 부문은 ‘주주간 계약 유효기간 5년 제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은 ‘주주간 계약 유효기간 5년 제한’을 두되 컨소에 참여한 JKL만이라도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매각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며 대립했다.

이번 협상 결렬에 따라 HMM은 당분간 산은 등 채권단의 관리체제로 유지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 57.9%를 그대로 보유하며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상 결렬에 하림과 본입찰에 나섰던 동원그룹이 다시 HMM 인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동원은 다시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전부터 해운산업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지켜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동원은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사세를 확장했다. 2000년엔 종합식품기업 동원F&B를 설립해 참치 외 식품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특히 창업주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HMM 인수가 꿈의 정점이라고 밝히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었다.

한편 하림은 협상 무산에 대해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협상이 무산된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간의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HMM 인수협상 무산에도 불구하고 벌크전문 선사인 팬오션을 통해 우리나라 해운물류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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