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대체식품이 뭐길래...주요 식품기업들 미래동력으로①
[이지기획] 대체식품이 뭐길래...주요 식품기업들 미래동력으로①
  • 김성미 기자
  • 승인 2024.03.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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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플랜테이블’ 제품군 확대…해외시장 돌파
농심,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대체육으로 시장 선점
신세계푸드, 일반소비자도 즐길 수 있는 대안식품 개발
풀무원, 콩으로 만든 채식 브랜드 ‘지구식단’으로 공략
CJ제일제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천연식품전시회(NPEW : Natural Products Expo West)’에서 ‘발효기술&친환경 원재료’ 테마의 비비고 부스를 마련하고 K-푸드 혁신 제품을 소개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천연식품전시회(NPEW)’에서 ‘발효기술&친환경 원재료’ 테마의 비비고 부스를 마련하고 K-푸드 혁신 제품을 소개했다. 사진=CJ제일제당

[이지경제=김성미 기자]국내 대형식품기업들이 대체식품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맛있는’ 대체식품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농심 등도 다양한 식물성 메뉴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플랜테이블’에서 식물성 만두를 내놨고 풀무원은 ‘지구식단’ 브랜드를 통해 대체식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심 또한 대체육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7월 내놓은 ‘푸드테크 산업의 혁신 트렌드와 미래 전망’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단백질 기반 대체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부터 연평균 15.7% 성장해 2026년에는 2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가 올해 2030만달러(한화 약 271억2283만원)에서 2025년 2260만달러(301억9586만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대체육 시장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2040년에는 6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 전망 속에 국내 식품업체들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에 합류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성장률도 매년 10% 안팎에 달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식품기업은 늘어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요 식품기업들이 이 시장에 참전했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일반소비자까지 아우르며 시장을 확대하는 데 뜻을 모으고 ‘맛’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출시고 있다. ‘식품은 일단 맛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지론이다. 대체식품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맛에서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식품 시장에 합류하는 식품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제품의 수준도 올라가고 있다”며 “대체육은 물론 대체 유제품 등 대체식품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앞으로는 대체식품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CJ제일제당은 대체육(대체 육류)과 대체유(대체 우유) 등 식물성 식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시장 견인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체육은 2021년 론칭한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

플랜테이블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800만개를 돌파했다. 회사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단백질인 ‘TVP(식물성조직단백)’를 활용해 고기 맛과 탄력 있는 식감을 구현한 점을 주된 인기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말 기준 CJ제일제당의 식물성 만두 수출액은 118억원(소비자가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2.4배 성장하며 대체식품의 가능성을 방증했다.

대체식품 수출의 대부분은 비비고 식물성 만두가 차지한다.

 CJ제일제당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이 국물요리, 캔햄, 너겟 3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 CJ제일제당<br>
 CJ제일제당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이 국물요리, 캔햄, 너겟 3종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 CJ제일제당

일반 만두와 맛편차 없이 구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독자 개발한 ‘TVP’를 활용해 고기 맛과 탄력 있는 식감을 구현했다. CJ제일제당의  TVP는 대두·완두 등을 자체 공법으로 배합해 만든 식물성 단백질로 기존 TVP보다 단백질 조직이 촘촘해 고기와 유사한 육질과 육즙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콩 특유의 향은 60년 연구·개발(R&D) 역량이 집약된 천연 조미 소재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로 잡았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만두에 대해 유럽 비건(완전 채식) 인증인 ‘V라벨’을 획득하고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식물성 식품 사업 성장 속도가 빠른 미국과 호주, 일본 등 높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판매가 가장 많은 국가는 호주다. 다음은 독일과 미국, 영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순이다. 이밖에도 모리셔스, 도미니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도 수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연말 국물요리, 캔햄, 너겟 3종의 신제품을 추가하며 현재 만두·떡갈비·미트볼·함박스테이크·주먹밥·김치·국물요리·캔햄·너겟 등 9까지 제품을 선보였다.

이지홍 CJ제일제당 Alternative Protein(대체 단백질) PM은 “국내 식물성 식품 시장은 아직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35% 이상 성장률을 보인다”며 “소비자들의 취식 경험과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을 반영해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식물성 식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자체 연구소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 식품에 접목한 비건(완전 채식) 브랜드 ‘베지가든’으로 대체식품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농심은 완전채식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이며 대체식품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진=농심
농심은 완전채식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선보이며 대체식품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진=농심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부터 조리 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등 50여개 제품이 출시돼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식물성 다짐육과 패티다.

대체식품 선점을 위한 국내외 기업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농심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HMMA는 현존하는 대체육 제조기술 중 가장 진보한 공법이다.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체육을 활용한 주먹밥 3종과 닭고기 대체육 제품 ‘베지가든 후라이드 치킨’을 선보이며 다양한 비건식을 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밖에도 급식용 대체육 납품, 식물성 참치 대체육 원료 납품 등 B2B(기업간 거래)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농심은 대체육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비건 브랜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지면서 환경친화적인 채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타겟 고객층도 일반소비자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국내 채식인구는 크게 증가했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2023년 12월 기준 250만명을 넘었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베지가든의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하며 기존 채식을 즐기던 소비자 외의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더욱 건강하고 맛있는 식품으로 다가가려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이 비건 푸드를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9월 론칭한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 제품군을 확대하며 식물성 대안식 문화 확산에 나섰다.

‘유아왓유잇’ 간편식 제품 3종. 사진=신세계푸드
‘유아왓유잇’ 간편식 제품 3종. 사진=신세계푸드

‘대안식품’이란 신세계푸드가 지칭하는 식물성 먹거리다. 인류건강과 동물복지, 지구환경 등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식물성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대안식품 R&D에 나섰다. 2021년에는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대안식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러미트’ 첫 제품으로 샌드위치용 햄 ‘콜드컷’을 선보였고, 2022년에는 전 세계 최초로 ‘식물성 런천 캔햄’을 출시했다. 이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대안식품 자회사인 ‘베러푸즈’도 설립했다.

2023년에는 선보인 ‘유아왓유잇’은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로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간편식(PMR)과 대안식품 전문 레스토랑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대안식품 경험 확대를 통한 시장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소비자도 즐길 수 있는 대안식품으로 소비자의 선택지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식물성 순대를 선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대표적인 동물성 식품으로 여겨지는 순대를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상품이다. 맛집의 비법을 접목한 밀키트 ‘유아왓유잇 식물성 순대볶음’도 공개했다. 채식인이 아닌 일반소비자도 맛있고 간편하게 대안식품을 즐기고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민중식 신세계푸드 R&D센터장은 “국내외 대안식품 업체들이 대부분 대안육, 대안유, 대안치즈 등 원물이나 소재 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소비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식품으로 받아들여져 시장 확장이 더딘 측면이 있다”며 “신세계푸드는 대안식품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대안식품의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뛰어난 맛과 품질을 부담 없이 간편하게 즐기며 긍정적인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기고 식물성 간편식이나 외식 메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2022년 8월 론칭한 지속가능식품 브랜드 ‘풀무원 지구식단’을 핵심 브랜드로 키우고 있다. 같은 해 식품업계 최초로 비건 인증을 받은 레스토랑 ‘플랜튜드’도 오픈했다.

식물성 식품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지구식단과 플랜튜드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판단에서다.

풀무원의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지구식단과 홍보대사 가수 이효리. 사진=풀무원
풀무원의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지구식단과 홍보대사 가수 이효리. 사진=풀무원

풀무원은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지구식단’ 론칭 1년 만에 누적 매출 약 430억원을 올렸다. 풀무원은 소비자가 즐겨 찾는 일상 식단을 간편식 메뉴 내놓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지구식단’은 론칭 후 1년만에 누적 매출 약 430억원을 올리며 시장에 안착했다.

지구식단 론칭후 지난 1년간 꾸준히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품목 수도 30% 가량 늘렸다. 지난해 초 신제품 식물성 캔햄 , 실키 두유면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지구식단 라인업을 확대하고 매출도 키웠다.

풀무원은 지구식단을 통해 다양한 식물성 지향 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구식단 브랜드는 지속가능식품 중에서도 풀무원이 노하우와 기술력을 발휘해 가공한 ‘혁신군’ 제품으로만 한정한다. 최소첨가물 원칙과 풀무원만의 노하우 및 특허기술을 활용하여 식물성 원료만으로 맛과 식감을 살린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로 차별화하고 있다.

식물성 원료만으로 만든 식물성 대체식품과 식물성 영양식품, 식물성 간편식 등 3개 카테고리로 나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제품군은 육류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식물성 대체식품’이다. 이 라인업에서 풀무원은 육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육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은 콩에서 추출한 TVP 소재를 풀무원의 기술력으로 가공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 질감을 구현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2021년 12월 글로벌 식음료 원료 개발 선두기업 IFF 한국법인 다니스코 뉴트리션앤드바이오싸이언스 및 글로벌식품 소재 전문기업 인그리디언 코리아 유한회사 등 두 곳과 업무협약을 맺고 고품질의 식물성 대체육 개발을 위한 TVP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풀무원은 2026년까지 지속가능식품을 식품 전체 매출의 6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핵심인 지구식단은 연매출 1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키우며 회사의 지속가능식품 브랜드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가수 이효리를 지구식단 모델로 발탁하는 등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예인 모델을 쓰면서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수출이 비교적 덜 까다로운 제품을 중심으로 지구식단을 글로벌 시장까지 확산시킬 방침이다.

수출향 브랜드 ‘플랜드스파이어드’를 앞세워 식물성 대체육 스테이크와 식물성 단백질 간편식 라인업을 보강하며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는 식물성 지구식단의 대체육으로 구워 먹는 타입의 불고기 제품 수출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기가 많은 식물성 만두, 식물성 볶음밥 제품도 중장기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김성미 기자 chengme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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