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전략분석] 면세점 경쟁, 갈수록 '치열' 성장률은 ↑
[업종별 전략분석] 면세점 경쟁, 갈수록 '치열' 성장률은 ↑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09.30 11: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규면세점의 성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국내 면세점들의 매출이 지난 7월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와 달리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올해 말로 예정돼 있는 신규 시내면세점 4곳이 추가되면 면세점 대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내국인 2억6785만 달러, 외국인 6억3751만 달러 등 모두 9억536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8억6968만 달러보다 4.1% 늘어났으며 협회가 2009월 1월부터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던 지난해 7월 4억688만 달러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매출이 증가했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주춤한 것을 제외하면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영향으로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면세점 이용객 역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7월 국내면세점 이용객은 내국인 241만3천 명, 외국인 191만7천 명 등 총 433만 명으로 조사됐다. 6월보다 4.2%, 지난해 7월보다 56.1%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어난 데다 외국인 관광객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7월 중국인 입국자는 약 92만 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258.9% 급증해 처음으로 90만 명대를 넘어섰다.

국내면세점 1위 업체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7월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6월보다 50%나 늘었고 중국인 방문객 수도 20% 증가했다.

정부가 지난 7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발표한 뒤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업계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사드와 관련 악영향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 면세점업체들도 방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9월과 10월에는 각각 중추절과 국경절 등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오는 연휴가 포함돼 있어 면세점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얼마나 올지 아직은 예측하기 힘들지만 사드 등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어서 계속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롯데 면세점

이런 상황에서 롯데면세점은 최단기간 매출 4조원을 달성하며 3년 연속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면세점은 매출이 전년 대비 35% 증가해 지난해보다 두달 가량 앞당겨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매출이 81억원이던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은 최근 2주간 100억원의 일평균 매출을 기록, 매출 2조원을 넘기며 ‘단일 매장 매출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롯데면세점은 고객의 쇼핑 편의를 위해 지난 8월31일 본점 12층을 확장 오픈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80억원을 들여 본점 스타에비뉴를 리뉴얼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스타에비뉴는 롯데호텔과 백화점, 면세점을 연결하는 사잇길에 조성된 체험형 한류 복합 문화 공간이다. 스타에비뉴는 롯데면세점의 모델로 활동 중인 국내 최정상 한류 스타들의 사진과 영상, 손도장 등 스타 콘텐츠를 좀 더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재구성됐다.

이번 매출 4조원 돌파 기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국산브랜드의 매출 증가세다. 장기간 경기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산 브랜드 매출은 전년대비 50% 신장했다.

중소·중견 브랜드 매출도 전년대비 약 40%, 3년 전 대비 120% 증가해 롯데면세점 매출 상승폭보다 더 큰 증가세를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중소·중견 브랜드 활성화를 위해 꾸준히 중소·중견 브랜드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도 36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단기간 4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롯데면세점은 앞으로도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뿐 아니라 직접유치를 통해 한국 관광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발굴해 창조적인 관광시장을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오픈 100일 만에 하루 매출 26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착륙에 성공했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5월 문을 연 명동점은 개점 시 5억원, 이후 두 달만에 11억원, 최근에는 하루 매출이 26억원까지 치솟고 있다. 이는 하루 평균 매출이 매달 60%씩 성장한 셈으로 현재는 안정적으로 하루 14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회사 측은 짧은 기간 동안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점으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서울타워, 남대문 시장과 인접해 관광 명소로 부상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또한 신세계 본점 신관은 8층부터 12층까지 1만5138㎡(4580여평)의 대규모 매장은 물론, 매장 사이 넓은 고객 동선이 오랜 시간 머물러도 부담 없는 편안함을 제공한다.

차별화된 브랜드도 한 몫을 했다. 명동점은 80여개의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포함, 세계 최대 규모인 총 220여개 코스메틱 브랜드를 갖추는 등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K뷰티 매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백화점 등 그룹의 오랜 유통 노하우를 통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면세점 중 명품 브랜드 유치에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세계 3대 쥬얼리 브랜드 까르띠에, 티파니, 불가리가 차례로 문을 열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터넷 면세점서비스도 이달부터 가동돼 명동점의 매출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터넷면세점은 부산점에서만 운영해 왔지만 중국인 대상 인터넷면세점인 ‘C몰’ 서비스를 시작했고,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넷면세점 ‘K몰’도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성영목 신세계면세점 사장은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유치와 오픈으로 영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면세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며 “여기에 하반기 명동점 온라인 서비스까지 개설되면 현재보다 2배 이상의 매출까지 바라보는 등 가파른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신규면세점들은 ‘우울’

작년 말부터 시장에 진출한 신규 면세점 5곳은 올 상반기에 모두 100억 원대 적자를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분기 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원인으로 꼽히는 점은 서울 시내면세점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영업적자가 갈수록 확대되는 데 있다. 서울 면세점의 영업적자는 전분기대비 적자폭이 11억원 확대되며, 총 9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M면세점도 실적 부진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SM면세점의 2분기 영업적자는 전년동기대비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알선수수료, 광고선전비 등 각종 판관비가 증가하면서 적자폭이 늘어났다.

HDC신라면세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호텔신라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541억원과 영업이익 187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증권사들이 예상한 시장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이다.

두타면세점은 두산그룹이 올 초 면세점사업권 획득 후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을 목표로 했다. 이는 일매출 약 14억원을 실현해야 가능한 수치지만 저조한 실적에 당초 세운 계획은 어려워졌다.

두타면세점과 함께 신규면세점으로 개장한 신세계DF도 외형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사업 초기 비용 부담으로 인해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관세청은 연말에 추가 신규 면세점 경쟁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10월 접수를 앞두고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등이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추가되는 면세점 4곳의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되고, 이들이 내년 하반기께 운영을 시작하게 되면 기존 신규 사업자들의 출혈경쟁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오픈하게 될 면세점 4개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며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가는 중이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