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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Key Word - 전기요금] 한전의 '조삼모사' - 이지경제
[2016 Key Word - 전기요금] 한전의 '조삼모사'
[2016 Key Word - 전기요금] 한전의 '조삼모사'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12.2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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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바보취급하다 호되게 혼줄이 날 뻔했던 이야기

[이지경제] 강경식 기자 =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던 것은 누진세 폭탄이었다. 더위에 지쳐 허덕이다가도 에어컨 틀기를 망설였던 이유는 바로 6단계 누진제도. 장기간 이어졌던 저유가 기조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한전의 영업이익은 누진제의 형평성 논란을 이끌어 냈고, 최근 정부는 30년만에 누진제도를 3단계로 수정했다.

전기요금 = 기름값은 내려갔지만 전기요금은 도통 내려오는 법을 몰랐다. 오히려 2013년 11월 21일 인상된 이래 주택용 누진제도에 대한 고가정책은 서민 주머니를 가볍게 만드는 또 다른 복병이었다. 9월까지 폭염이 지속된 22년만의 무더위는 16명의 폭염 사망자와 2000여명의 온열질환자를 양산했다. 서민들의 불쾌지수는 더위보다 누진제도 때문에 올라갔다.

저유가 = 저유가 기조의 발발은 미국이 셰일석유 채굴기술을 발전시키며 시작됐다. 퇴적암 깊은곳에 매장돼 있던 셰일석유를 추출해내는 이 놀라운 기술은 미국을 석유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난해 말 OECD는 이에 맞서기 위해 증산을 결정했고, 이란 마저 증산을 반복하며 급격한 유가하락을 이끌었다. 최근 OECD의 감산 결정에 따라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아직 휘발유 1ℓ의 가격은 1500원 대에 머물고 있다.

산업용전기요금 = 산업용전기요금과 가정용전기요금의 가격 정책 차이는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한전은 고압인 산업용 전기를 송전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저압인 가정용 전기의 송전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괄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놓은 한전의 입장만 가지고는 스마트한 시민들을 이해시키기에는 부족 했다.

대기업 전기요금 특혜 = 더불어 대기업 전기요금 특혜와 관련해 한전은 “일부 대기업이 24시간 공장을 가동시켜 심야에 값싼 경부하 요금제를 적용받아 평균 전력 사용단가가 낮아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일반 가정용 전기의 심야가격 인하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전기를 공공재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한전은 2014년 9월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현대차에 매각했다. 사진=뉴시스

사상 최대 영업이익 = 하필 한전은 지난해 11조30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배경에는 삼성동 사옥 부지의 매각이 컸다. 두둑해진 주머니만큼 한전은 마음도 넓었다. 자축도 하고 주주들에게 인심도 썼다. 5월 한전은 2조원에 가까운 배당을 했고, 직원 1인당 평균 2천만 원에 육박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에어컨 한번 시원하게 트는 것에 고민해야 했던 서민들의 주머니는 올해도 시원하게 털어갔다. 300만 가구는 8월 전기요금으로 6월분보다 두 배 이상을 냈다. 연결기준으로 107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빚도 달라지지 않았다.

고효율 가전제품 인센티브 지원 = 어처구니 없던 조삼모사 방식의 '고효율 가전제품 인센티브 지원'사업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산통부는 7월1일부터 40인치 이하의 TV, 에어컨, 일반ㆍ김치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5개 품목 가운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구입할 때 품목별 또는 개인별 20만 원 한도 내에서 10%의 금액을 환급해줬다. 가정용 전기요금이 비싸다고 하니 비교적 저렴한 산업용 전기를 왕창 쓰는 기업들이 생산한 비교적 비싼 1등급 전자제품을 새로 사서 전기요금을 아끼면 된다는 논리다. 가정은 전기요금을 아끼고, 기업은 매출을 늘리고… 다만 빠진 것은 서민들이 체감하는 현실과의 괴리감이다.

발전 자회사 =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의 총괄원가 공개 요구도 이어졌다. 9월 국정감사에서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은 적정 이윤 외에 약 5조원을 더 벌어들였다는 폭로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한전, 한수원, 남동발전, 남부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동서발전 등 한전의 발전 자회사 대다수가 원가회수율 이상의 이윤을 내고 있다며 비밀장부인 총괄원가 공개를 요구했다.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정전으로 불이 꺼진 가운데 전기요금 집단 소송을 이끌고 있는 법무법인 인강 곽상언 변호사가 5368가구에 대한 누진세 소송 소장을 접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집단소송 = 시민들은 집단소송을 선택했다. 한전의 누진제와 관련해 불공정 약관에 대한 집단소송이 10여건 이상 이어졌다. 그러나 10월 법원은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에서 재판에서 원가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음에도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누진제 개편안 = 반면 여론의 눈치를 살피던 정부는 누진제 개편안을 결국 내놓았다. 13일 정부는 누진구간 6단계, 누진율 11.7배인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3단계, 3배로 조정하는 ‘전기공급약관 변경안’을 최종 인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말로는 가구당 연평균 11.6%의 요금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는데 많이 쓸수록 할인폭이 큰 구조를 갖고 있어 형평성 보다는 구색 갖추기에 가까운 처방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후약방문 = 특히 산업부는 지난 12일 ‘제1회 에너지 정책 고위 자문단 회의’를 열어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과 효율적인 사용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 자리에서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언급하며 “격동하는 대내외 에너지 환경 변화 속에서도 환경과 안전 등 소비자 후생을 중시하는 에너지 정책으로 의미 있는 전환을 이루기 위해 맡은 바 최선을 다했다”라고 돌아봤다. 사후약방문을 내놓고도 만족스럽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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