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차세대 개발 중단 사태 갈수록 '미궁'…이종호 사장 책임론 대두(보류)
비씨카드 차세대 개발 중단 사태 갈수록 '미궁'…이종호 사장 책임론 대두(보류)
  • 이지하
  • 승인 2010.06.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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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규명 미온적일 땐 이 사장 리더십에 치명타, 회사는 경쟁대열에서 탈락할 수도



[이지경제=이지하 기자] 'KT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는 이종호 비씨카드 사장이 차세대 전산시스템 개발 중단 사태와 관련, '책임경영'으로 비씨카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 날 중대 기로에 섰다.

 

이종호 사장이 차세대 시스템 백지화 문제를 철저하게 규명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갈 경우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다른 카드사와의 고객서비스 경쟁에서도 뒤쳐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8월 차세대 시스템 개발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7개월이 지났지만 개발 중단의 원인 규명은 물론 책임소재에 대한 논의 조차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이종호 사장이 적극적 해명 없이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각에서는 차세대 중단 사태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밝혀야 할 도의적 책임이 있는 이종호 사장이 책임 규명에 미온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는 차세대 개발 중단의 배후에 KT가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백억원 투입된 차세대 개발 중단 왜?…의혹만 증폭

 

지난 2009년부터 추진돼 온 비씨카드의 차세대 시스템 개발은 유닉스시스템에서 메인프레임으로 회귀하는 프로젝트로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이종호 사장이 비씨카드의 새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불과 5개월만에 차세대 프로젝트는 돌연 중단됐다. 

 

주목할 점은 비씨카드가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사전 테스트 과정을 통해 시스템 개발 보류가 아닌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차세대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점으로 인해 오픈 일정이 늦춰지는 경우는 있지만, 개발 자체가 중단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수백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며 2년여에 걸쳐 진행돼 온 대형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났지만,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한국IBM과 LG CNS, 비씨카드 등 관련 업체들 모두 개발 백지화 원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장비 공급과 설계를 맡은 한국IBM의 설계 잘못이라는 지적부터 SI업체인 LG CNS의 운영 미숙, 공개할 수 없는 비씨카드의 내부 문제 등 온갖 추측만 난무한 채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기술 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시 차세대 시스템 완성도가 90% 이상 달했고 차세대 중단을 선언하기 직전 실시된 이행 리허설도 큰 차질 없이 진행된 만큼 시스템을 정상 가동할 수 있었지만, KT 경영진이 수개월전부터 이종호 사장에 대해 한국IBM과의 결별을 종용하고 시스템 가동을 전면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

 

이종호 사장이 대표적인 KT인사로 분류된다는 점도 이러한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LG카드 사장을 거쳐 2009년부터 KT캐피탈 사장을 지냈던 이종호 사장은 KT의 비씨카드 지분 인수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게다가 차세대 개발 중단을 선언한 이후 구체적인 원인 규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물론 향후 재추진 계획 역시 세우고 있지 않다는 점도 의구심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비씨카드 관계자는 "KT 배후설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며 "당시 안전성 측면에서 차세대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보다 기존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더 옳다고 판단해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개발 중단에 따른 책임 소재 규명과 관련해 특별히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며 "차세대 시스템 재추진 역시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 차세대 개발에 '한창'…비씨카드만 뒤쳐져

 

최근 카드사들은 금융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초 국민은행과 분사하면서 차세대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신한카드는 올해 10월 오픈을 목표로 차세대 개발에 한창이며, 우리카드도 카드 분사 시기에 맞춰 내년 초 오픈할 계획이다.

 

여기에 현대카드와 삼성카드, 롯데카드 역시 올해 안에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들 3개 카드사가 차세대 개발에 나설 경우 비씨카드를 제외한 모든 전업계 카드사들이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게 된다.

 

비씨카드는 기존 전산시스템을 기반으로 금융업무를 계속 수행할 방침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차세대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아도 기존 전산시스템을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은행 및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주요 카드사들이 차세대 개발에 적극적인 이유는 노후화된 기존 전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지난해부터 발생한 금융회사의 전산망 장애 및 개인정보 유출ㆍ해킹사고로 인해 땅에 떨어진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고객 금융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금융IT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금융권의 최대 이슈는 건전한 금융거래시스템의 정착"이라며 "카드사들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통해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한편 고객들은 더 편리하고 안정된 서비스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씨카드의 경우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는 다른 카드사들과의 서비스 경쟁에서 중장기적으로 한발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차세대 중단에 대한 책임소재 문제를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 않을 경우 이종호 사장의 리더십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하 happyj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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