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노조 임단협 부결, '고구마'에 뿔나
현대중 노조 임단협 부결, '고구마'에 뿔나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5.01.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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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합의안 투표 결과 반대 압도적, 노조 운영진 교체 불가피

현대중공업 임단협 잠재합의안이 노조 찬반 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합의안이 나오기 직전 사측 교섭위원이 노조를 고구마로 비하하는 발언이 공개되는 등 사측의 진심 없는 태도가 드러나면서 노조원들을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지난해 12월 30일, '고구마 투쟁'으로 이름 붙은 제4차 현대중공업 파업
<이미지 - 현대중공업 노조>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7일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 처리됐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1만6,762명 중 1만5,632명이 투표에 참가해 찬성 5,183표(33.16%), 반대 1만390표(66.47%), 무표 58표(0.37%)로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사측과 노조는 다시 임금 및 단체협상을 벌여야 한다. 그에 앞서 노조 운영진 교체가 불가피하게 됐다.

잠정합의안은 현 노조 운영진이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얻어낸 것이다. 이를 노조원들이 압도적 차이로 반대했다는 것은 현 운영진에 대한 불신임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대체로 운영진 교체로 이어진다.

70차례가 넘는 노사 협상 끝에 나온 결과물이 압도적으로 반대됐다는 점에서 무엇이 노조원들을 반대표로 선택하게 했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은 임금협상 내용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 노조는 기본급 13만원 인상, 상여금 연6회 지급(4회 100%, 2회 200%), 성과금 250%+알파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텼고 결국 잠정합의안에는 사측 의견이 대부분 반영된 기본급 3만7,000원 인상, 직무환경수당 1만원 인상, 격려금 현 통상임금의 150%+200만원 등으로 제시됐다. 노조 제시안과 합의안의 큰 차이가 노조원들을 반대표로 이끈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합의안이 나오기 직전 사측 교섭위원이 노조를 고구마로 비하한 것이 공개되면서 성난 노조원들의 마음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노사협력실장인 이균재 전무가 11월 초 노사담당 과장들과의 회의에서 말한 내용이 지난달 26일에 공개된 것이다. 당시 이 전무는 "고구마를 삶을 때 많이 찌른 고구마가 더 달다. 노조와의 교섭도 처음엔 안 들어줄 것 같다가도 계속 얘기하면 들어준다"며 노조를 고구마에 비유했다.

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찬성자는 또 찔리고픈 고구마들" "땅콩은 구속되는데 고구마는 회사에 버티는 듯"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와 고구마 발언에 대한 감정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투표가 시작되기 직전 권오갑 사장은 직원들에게 합의안 찬성을 호소하는 편지까지 보냈지만 이는 결국 고구마 발언으로 등을 돌린 노조원들을 달래지 못했다.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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