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새 계약방식에 포스코·현대 벙어리눈물
한전 새 계약방식에 포스코·현대 벙어리눈물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5.02.2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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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승인차액계약 도입, 민간발전사 수익 감소

한전이 민간발전사들과 새로운 전력수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방식은 기존 것보다 민간발전사의 수익을 감소시키는 것이어서 민간발전사로서는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내고 있다.

한전은 26일 서울 중구 서울지역본부에서 포스코에너지, 현대그린파워, 지역냉난방 구역전기사업자와 '부생가스발전기 정부승인차액계약(Vesting Contract)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포스코에너지가 포항제철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부생가스발전소의 모습

부생가스란 제철소나 화학공장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고로가스, 코크스제조가스, 메탄가스 등으로, 예전에는 이를 태워 없앴으나 최근에는 이를 포집해 화력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부생가스발전이라 한다.

포스코에너지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총 525MW의 부생가스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그린파워는 현대제철의 충남 당진 제철소에서 8기 총 800MW의 부생가스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승인차액계약은 한전과 민간발전사 간에 거래물량과 가격을 사전에 정하는 것을 말한다. 발전사가 목표량을 초과달성하면 한전이 인센티브를 주고, 그러지 못하면 위약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존의 한전과 민간발전사 간의 계약을 대체하는 것으로, 민간발전사 입장에서는 수익을 제약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달갑지 않지만 한전은 국내 유일 전력공급업체이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따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전은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공급 받아 이를 전 국민들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한전은 전기요금을 낮추기 위해 발전원가가 가장 저렴한 발전사부터 전력을 구매하고 있다.

한전은 발전사에 구매전력대금을 지급하는데 이때 대금 기준은 발전원가가 가장 높은 발전소가 된다.

예를 들면 오늘 하루 한전은 10개의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매했는데 발전원가가 가장 낮은 곳은 kWh당 50원이고, 가장 높은 곳은 100원이었다면 한전은 50원에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에도 100원 만큼의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것을 계통한계가격( SMP)이라 한다. 다만 이렇게 하면 저원가 발전소의 수익이 엄청나게 커지기 때문에 이를 제약하는 조정계수를 적용하고 있다.

이번에 한전이 부생가스발전소와 체결한 정부승인차액계약은 이 조정계수 방식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전은 정책적, 금전적 이득이 커지고 반대로 민간발전사들은 금전적 이득이 줄어 들 수밖에 없다.
한전 관계자는 "기존 조정계수 방식은 계수산정이 복잡하고, 사후정산식이어서 공급 예측가능성이 크게떨어졌다"며 "정부승인차액계약의 가장 큰 장점은 공급 예측가능성이 커진 부분이며, 발전사에 과다하게 지급하던 구매대금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전이 새롭게 도입한 정부승인차액계약 제도 방식

하지만 정부와 한전이 공급안전에만 초점을 두고 전력정책을 짜고 있어 시장에서 자율경쟁이 어지럽힐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정부는 전기요금의 연료비 연동제를 고시에서 삭제한 바 있다. 연료비 연동제는 국제유가가 오를 땐 전기요금도 올리고, 반대로 내려갈 땐 덩달아 내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일방적으로 삭제하고 1년(통상 6월쯤)에 한번씩 요금을 결정하는 기존 방식을 쓰고 있다.

여기에 정부승인차액계약까지 도입되면서 민간 발전업계에서는 시장경쟁이 크게 저해될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의도는 이해하겠으나 민간업자로서는 수익성이 기존보다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발전산업 진출에 대한 매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한전은 정부승인차액계약을 부생가스발전소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수력발전소, 내년에는 석탄발전소, 2017년 이후에는 원자력발전소로 확대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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