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 매각 공식 부인에도 의혹 제기되는 이유?
피자헛, 매각 공식 부인에도 의혹 제기되는 이유?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08.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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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전환과 지속되는 할인행사 등이 매각설 만들어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피자헛코리아(이하 피자헛)의 매각 소식에 사측은 공식 부인하고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믿지 않는 눈치다. 최근 매출 부진과 패스트푸드 업계의 불황 속에 국내 매장을 가맹점으로 전부 전환한 피자헛이 마스터 프랜차이즈의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견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피자헛이 국내 매장을 가맹 체제로 바꾼 것은 사업권을 다른 식품업체 등에 매각해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은 본사가 제3자인 파트너(중간 가맹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주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피자헛코리아는 지난해만 해도 75곳의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올해 이를 전부 가맹점으로 전환하거나 폐점해 100% 가맹점화 됐다.

이 같은 추측이 나오는 데는 저조한 실적이 밑받침 되고 있다. 피자헛은 2000년대 후반 들어 저가형 피자 회사 등장과 도미노·미스터피자 등 기존 대형업체의 성장에 밀려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 지난 2004년 3900억 원에 달했던 매출이 2014년에는 1142억원으로 급감했다. 2013년부터는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때문에 피자헛 입장에서는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전환하게 되면 시설투자 비용은 줄이면서도 리스크는 최소화해 안정적인 수수료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수익 모델이 된다. 

또한 직영점은 본사가 직원을 파견하고 고용이나 영업에 대한 책임을 지지만 가맹점은 개인사업자가 운영하기 때문에 본사의 법적 책임이 덜하고 임대료, 인건비 같은 고정비용의 부담도 덜 수 있다.

현재 국내 피자헛 가맹점들은 매장 매출의 11.8%(미국 본사 로열티 6%와 한국 본사 마케팅비 5.8%)를 수수료로 납부하고 있는데, 직영점은 6.8%(미국 본사 로열티 3%, 한국 본사 수수료 3.8%)로 가맹점에 비해 수수료 면에서는 월등히 높다.

그러나 피자헛 측은 마스터 프랜차이즈로의 전환을 검토한 바가 없고, 이를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피자헛 관계자는 “당사가 추진하고 있는 기존 직영점의 가맹점 전환은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국 피자헛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경영 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한국 법인의 제3자 매각설에 대해서도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피자헛, 매출 부진에 할인행사 많아져…

피자헛이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는 의혹에는 대규모 할인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기업들이 높은 가격에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매출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피자헛은 최근 실적부진으로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할인행사 통해 만회하고 있다. 대규모 할인행사는 일시적으로나마 매출이 뛰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피자헛은 최대 40%까지 할인 혜택을 주는 프리미엄 피자 감사 세일을 이달 말까지 진행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벤트 시작 45일 만에 100만 판의 피자가 판매되는 등 호응이 지속되자 다음달 말까지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KFC 등도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매출을 올리면서 매각설에 불을 지폈다”며 “매출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제품 값을 낮춰 판매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관리비 명목의 ‘어드민피(admin fee)’를 고집하는 것도 가맹점 전환을 완료한 상황에서 수수료율이 실질적인 영업 이익에 반영되는 만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가맹점주 89명은 지난해 6월 피자헛이 가맹 계약서상 근거가 없는 ‘어드민피’를 부과하고 있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는 피자헛 가맹점주 89명이 한국피자헛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1심 판결에서 피자헛 본사에게 이 모씨를 제외한 88명에게 109만~9239만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자헛이 어느 항목에 구체적으로 얼마의 금액이 소요됐는지 알리지 않은 채 어드민피를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피자헛은 항소를 통해 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가맹점들에게 어드민피를 청구하고 있어 한동안 수수료율 논란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계 대표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가 국내에서 실적 부진으로 매각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피자헛은 새로운 사업 전략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 지속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런 추측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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