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품 팔아 저렴하게 가입했다”…온라인 보험 폭풍 성장
“손품 팔아 저렴하게 가입했다”…온라인 보험 폭풍 성장
  • 안창현 기자
  • 승인 2017.06.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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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교보생명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보험업계가 스마트(비대면‧온라인‧AI)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면서 온라인 보험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족한 상품 수와 세대별 이용 편차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소비자 몫도 커졌다. 스스로 보험 가입의 전 과정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소비자 책임이다. 보험 전문가들이 소비자들의 ‘손품’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29일 보험개발원의 온라인 보험 통계에 따르면 11개 손해보험사의 지난해 온라인 보험 판매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 4235억원에서 지난해 2조2107억원으로 급증한 것. 4년새 관련 시장이 5배 이상 성장했다. 이같은 파죽지세는 자동차보험의 역할이 컸다. 

실제 운전자 절반 가량이 온라인·모바일(CM)과 전화상담(TM) 채널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가입한 온라인 가입(CM+TM)은 702만대(46.1%)로, 오프라인 가입(821만대, 53.9%)에 근접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오프라인 가입률이 2012년 61.9%에서 2016년 53.9%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된다.

온라인 가입 경로를 살펴보면 CM 채널을 이용한 가입이 급증했다. 2012년 5.7%에서 2013년 7.4%, 2014년 9.5%, 2015년 11.6%에 이어 지난해 17.5%로 4년새 3배 이상 급증했다. 2016년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가 공동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보험 슈퍼마켓인 ‘보험다모아’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사진=금융위원회

생명보험은 손해보험의 성장세와는 다른 행보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4개 생보사의 온라인 보험 판매액은 92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자동차보험 등 손보 상품의 가입 절차가 간편한 반면, 생명보험은 보통 10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데다 상품 구조와 성격 또한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생명보험의 온라인 보험 판매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18억7900만원과 비교하면, 지난해 5배 넘게 성장한 셈이다. 생보사들이 온라인 전용 보험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혜택↑, 책임도↑

온라인 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보험설계사나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스스로 가입하기 때문에 대면 채널보다 보험료가 싸다.

보통 온라인 가입은 오프라인(설계사·대리점)을 통한 가입보다 10~15%가량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지난해 온라인 자동차보험 비중이 가입률 기준으로 46.1%였지만, 보험료 기준으론 39.8%인 점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오프라인 대비 온라인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보험료 비중이 가입률보다 낮게 나타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보험은 무엇보다 빠르고 간편한 가입과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보험료가 장점”이라며 “온라인 보험의 성장을 이끄는 것도 가격에 민감한 젊은 층”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온라인 보험 가입자 중 20대는 14.0%, 30대 50.7%, 40대 27.5%의 비중을 차지했다. 대부분의 온라인 보험 가입자가 40대 이하의 젊은 층인 셈.

온라인 전문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전체 가입자 중 40대 이하 비중이 92%를 넘는다. 50대는 7.4%, 60대는 0.4%에 불과하다.

교보라이프플래닛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은 젊은 층의 소비자들이 직접 보험상품에 대해 정보를 파악하고 가입하는 경향이 있어 추가보장특약 가입률도 다른 채널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온라인 보험에서 세대별 이용 편차가 심한 것은 단점이자 개선점으로도 꼽힌다. 

월 평균 9만여명의 이용자가 방문하는 ‘보험다모아’에서 일부 온라인 상품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 쉽고 빠른 온라인 보험의 특징이 중장년층에겐 일종의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진규 보험개발원 팀장은 “낮은 보험료로 소비자 편익을 제고하고 시장에 온라인 보험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선 ‘보험다모아’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개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험 소비자가 온라인 보험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으로 ‘손품’을 팔 필요도 있다.

공 팀장은 “대체로 온라인 보험이 다른 채널을 통한 가입보다 싸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온라인 상품 중에서도 특약이나 보장 내용에 따라 가격이 차이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별로 실제 가격을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책임도 늘었다. 흔히 온라인 보험은 불완전 판매의 여지가 없다고 하는데, 이는 결국 모두 소비자 책임이라는 말이다. 보험 가입자가 약관이나 보장 내용 등을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가입하면, 책임은 소비자 몫이 된다.

김윤창 생보협회 팀장은 “온라인 보험의 경우 저렴한 보험료가 장점인 대신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은 소비자가 짊어지는 구조”라며 “가입하고자 하는 상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저렴한 보험료에만 집중하지 말고, 온라인 상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면 해당 보험사의 고객센터를 활용해 추가 설명을 꼼꼼히 듣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과 손보·생보협회 측은 오는 7월부터 ‘보험다모아’ 홈페이지에서 보험상품의 비교·공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간 할인 특약 등의 상품이 제대로 보험료에 적용되지 않아 실제 보험료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공진규 팀장은 “비교 공시 확대로 기본 보험료 외에 할인 특약까지 홈페이지 상에서 모두 비교하게 되면, 실제 보험료와 근접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될 것”이라며 “커져가는 온라인 보험 시장에서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보험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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