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SC제일‧씨티銀 “아, 옛날이여”…외국계 존재감 ‘제로’
[이슈 체크] SC제일‧씨티銀 “아, 옛날이여”…외국계 존재감 ‘제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8.1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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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진출 외국계 은행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더욱이 외국계 큰형님 격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은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한국 시장 철수설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과거 한 ‘끗발’ 날리던 국내은행이었다. 두 은행 모두 “아, 옛날이여”를 외치며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영광 재현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외국계 시중은행(SC제일은행‧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3812억4700만원이다. 이 중 SC제일은행은 2244억7600억원, 씨티은행은 1567억7100만원이다.

이같은 실적은 국내 6개 주요 은행(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IBK기업은행) 평균치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6개 은행의 평균 순이익은 1조1329억5800만원. SC제일과 씨티은행의 순이익 합산치는 평균 순이익의 66.3% 수준에 불과했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SC제일과 씨티은행은 실적이 쪼그라들며 설 자리를 잃고 있지만 과거는 화려했다.

SC제일은행은 1990년대 5대 은행인 ‘조상제한서(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은행)’ 중 하나로 선두를 달렸다. 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 역시 서울‧경기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영업하며 ‘끗발’ 날리던 은행이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 악화로 각각 스탠다드차타드, 씨티그룹 등 외국계 자본에 넘어갔다. 간판을 바꿔달며 위기는 넘겼지만 이후 손에 쥔 성적표는 처참했다.

SC제일은행은 2014년 645억8300만원, 2015년 2857억5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잇따라 기록했다. 지난해 2244억76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겨우 흑자전환 했지만 과거 수신고 1위라는 명성이 무색하다.

씨티은행은 역시 지난해 1567억7100만원의 순이익으로 전년(2793억6700만원) 보다 43.8% 쪼그라들었다.

총 자산도 감소세다. 2008년 138조8098억2400만원이었던 두 외국계 은행의 총 자산은 이후 2014년 110조9145억3400만원, 2015년 106조9892억5500만원, 지난해 104조3474억6600만원으로 지속 감소세다.

사업 축소

이들 외국계 은행은 최근 국내 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C제일은행은 국내 영업점포를 2014년 283곳에서 올해 1분기 현재 249곳까지 줄였다. 씨티은행 역시 전국 133개의 점포 가운데 101개를 줄이겠다고 발표해 노동조합과의 내부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들 외국계 시중은행이 국내 사업에서 발을 빼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일본에서 은행 사업에 완전히 손을 땐 씨티은행의 경우 앞선 2014년부터 지점 축소를 진행해 일본 전역에 33개의 영업점만 남겨둔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국내 철수에 대해선 완강히 부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점 축소는 디지털 금융 시대의 흐름에 맞춘 소비자금융 전략의 변화일 뿐 한국시장에서의 철수와는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은행의 부진 이유가 국내 금융소비자들과 맞지 않는 영업 전략 탓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씨티은행이 지난 6월부터 실시 중인 ‘계좌유지수수료’ 정책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계좌에 대해 매월 5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이며 해외에서도 이미 정착돼 있다. 또 예외 조항이 많아 실제 적용받는 계좌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소비자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외국계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국내 은행들보다 잘 갖춰졌지만 국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 영업 활동을 벌임으로써 금융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이 건실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서에 맞지 않는 외국계 은행을 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은행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라며 “시중은행들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외국으로 눈을 돌리는 판국이라 외국계 은행이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hy?] 골드만삭스‧바클리스 등 잇따른 철수

지점 형태로 한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이하 외은지점)들이 최근 저조한 실적 등으로 철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영국계 은행 골드만삭스와 RBS, 스페인계 BBVA 등의 외은지점이 지난 6월 국내 시장에서 발을 뺐고, 올해 하반기에는 스위스계 UBS, 영국 바클리스 등 유럽계 은행들의 철수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 진출한 43개 외은지점(SC제일·씨티은행 제외)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6651억1600만원으로 전년(1조1302억2500만원) 대비 41.1% 줄었다.

수익 하락은 올해에도 이어져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3710억6800만원)보다 51.9% 감소한 1781억180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외은지점들의 순이익이 급락한 원인은 최근 장기화된 국내 저금리 기조가 수익성 감소로 연결된 데 있다. 외국계 은행들이 유럽이나 미국 등 본국보다 금리가 높은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 진출했지만 최근 저금리가 장기화 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금리조건이 불리해지면서 당초 예상한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부 외국계 은행이 한국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국내 외은지점의 총 순익이 덩달아 감소하는 연쇄작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민수 금감원 특수은행국 팀장은 “국내에 진출한 외은지점들의 내부금리 조건이 불리해지며 이자이익이 줄었다”며 “지난해 말 국제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급등함에 따라 유가증권 매매 등으로 거둔 이익도 감소한 것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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