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해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불합리한 고금리 부과 관행에 제동을 건 영향이다. 고금리대출 취급 비중도 큰 폭으로 줄었다.
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취급 평균 금리는 19.3%로 전년 동월(22.5%) 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잔액기준으로는 21%로 전년 동월(23.2%)보다 2.2% 내렸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2016년 3월 법정최고금리를 기존 34.9%에서 27.9%로 인하한 이후 급격히 하락한 뒤 완만한 내림세를 보여왔다. 그러다 지난해 2월 법정최고금리를 24.0%로 한 차례 더 내리며 하락폭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대출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 감소효과가 880억원,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2000억~2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규취급 가계대출 중에서도 연간 적용금리가 20% 이상인 고금리대출의 비중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신규 고금리대출 비중은 39.8%로 전년 동월(67.6%) 대비 27.8%포인트 감소했다. 2016년 말 대비 2017년 하락폭이 6%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이 4.6배 가량 커진 것이다.
이는 법정최고금리 인하 외에도 정부가 고금리대출의 충당금 50% 추가 적립이나 신규취급 중금리대출의 관리대상 제외 조치 등을 통해 고금리대출은 억제하고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고금리대출 취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신규 대출규모나 차주수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저신용 차주는 월평균 1만3100명으로 전년(1만3900명) 대비 5.5%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저신용자 대출액은 월평균 1132억원으로 1060억원이었던 전년보다 되레 소폭 올랐다.
대부계열 저축은행 등 상위사의 고금리대출 잔액도 여전히 많은 편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 고금리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저축은행은 OK로 1조817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고금리대출 비중은 84.6%에 달했다. 이어 ▲SBI 1조1881억원(54.1%) ▲웰컴 8189억원(72.7%) ▲유진 6042억원(72.8%) ▲애큐온 4162억원(66.5%) ▲JT친애 2753억원(31.9%) ▲페퍼 1901억원(24.6%) ▲한국투자 1833억원(73.1%) ▲예가람 1052억원(62.4%) ▲고려 952억원(57.1%)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금리산정체계에 아직 개선할 점이 있다고 보고 중금리대출시장 활성화와 금리산정체계 합리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중 감독규정을 개정해 중금리대출로 인정되는 금리요건을 업권별로 차등화해 중금리대출의 금리인하를 유도할 예정이다. 현행 중금리대출 금리 요건은 모든 업권에 16.5%가 적용되지만 향후 은행 6.5%, 저축은행 16% 등으로 차등화 하겠다는 복안이다.
예대율 산정시 고금리대출에는 130%의 가중치를 부여해 억제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발표한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 개선방안 중 일부를 저축은행 업권 실정에 맞춰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고금리대출 과더 저축은행의 취급현황을 공개해 시장의 평가를 유도할 것”이라며 “대출금리 원가구조 공시 강화 등 금융소비자의 알 권리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