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르포]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 메카 KAI 사천공장 가다…전투기부터 민항기까지 ‘제2 도약’ 날갯짓
[이지 르포]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 메카 KAI 사천공장 가다…전투기부터 민항기까지 ‘제2 도약’ 날갯짓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07.22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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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이지경제=사천] 이민섭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사천공장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다.

KAI 사천공장은 105만㎡(약 32만평)에 달하는 부지에 4900명이 넘는 임직원이 항공기 ▲부품 ▲조립 ▲도장 ▲정비 공장 등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 양성을 위한 고등훈련기 T-50을 비롯해 소형무장헬기 LAH 등의 조립과 앞으로 생산될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X의 개발이 진행 중이다. 또 프랑스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 미국 육군의 주력 공격형 헬기 ‘아파치’, 미 보잉사의 보잉737 등의 부품과 동체, 꼬리날개의 조립이 이뤄지고 있다. KAI 사천공장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이유다.

지난 18일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공장을 찾았다. KAI는 이날 ▲항공기동 ▲부품동 ▲조립동 ▲창정비·성능개량 ▲스마트팩토리 등 5곳을 공개했다.

KUH-1 기동헬기, T-50 고등훈련기 최종 조립 현장의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KUH-1 기동헬기, T-50 고등훈련기 최종 조립 현장의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먼저 찾은 곳은 항공기동. 항공기동은 조립동에서 거쳐온 항공기의 ▲전방 ▲중앙 ▲후방 동체를 한데 모아 조립하는 곳이다. 항공기 제작에 소요되는 기간은 한 구역당 10일~15일.

항공기동은 태국 공군으로 인도할 T-50과 국산 최초 기동헬기 수리온, 카타르 수출용 F-15의 제작으로 분주했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X의 생산시설이 들어설 라인도 눈에 들어왔다.

특히 조립 라인별로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작업 도구와 자재들을 싣고 다니는 ‘자동물류시스템’이 인상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항공기 특성상 각 동체 크기가 큰 만큼 사람이 직접 옮기는 것은 안전성을 낮춘다. 특히 정밀성이 요구돼 자동물류시스템을 활용,설정된 위치에 항공기를 이동시켜 작업을 진행한다”면서 “동체 조립 후 실내에서 전기와 유압, 공압을 이용해 시스템의 성능까지 체크하며, 도장과 초도비행을 위한 대기 절차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첨단

A350 Wing Rib 자동화 공정의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A350 Wing Rib 자동화 공정의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이어 방문한 곳은 KAI의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팩토리는 지난 2010년 경남 사천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에어버스 350과 300기종의 주익(비행기 동체의 좌우로 뻗은 날개 중 가장 큰 날개)의 갈비뼈 역할을 담당하는 윙립을 가공한다. 3.1톤에 달하는 알루미늄과 리튬의 합금을 약 97.4% 깎아내 80㎏의 윙립을 얻는다.

과거 윙립은 스마트공장이 도입되기 전 8시간에 걸친 작업을 통해 가공됐다. 하지만 스마트공장 도입 이후 윙립 1개당 45분으로 단축하고, 작업량도 월 660개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완전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돼 ▲원자재 보관 ▲셋업 ▲가공 ▲2차가공 ▲비파괴검사 ▲정밀검사 등의 전 과정에서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다.

KAI는 향후 스마트공장에 인공지능을 추가해 더욱 완벽한 스마트 공장으로 거듭날 방침이다.

KAI 관계자 “스마트공장이 도입되면서 작업 시간도 10배 이상 감소하고, 제품 불량도 현저하게 줄었다”면서 “향후 3년 내에 스마트공장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더욱 고도화된 스마트공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로봇의 현란한 손 기술이 인상적인 조립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립동은 로봇을 이용한 드릴링으로 주익을 조립하는 곳이다. 공장에 들어서자 드릴링 소음이 기자들을 반겼다. 조립동은 로봇을 이용한 드릴링이 주된 작업공간이지만, 로봇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엔지니어들이 한 땀, 한 땀 장인 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조립동 역시 KF-X 생산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다른 라인에서는 ▲보잉737 꼬리날개 ▲에어버스321 동체 16번째 섹션 부품조립 ▲아파치헬기 동체를 납품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B787 복합구조재 적층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B787 복합구조재 적층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부품동 역시 인상적이다. 3만3057.8㎡(1만평) 규모다. KF-X 전용 장비 2대가 가동 대기 중이다. 이곳은 판금의 성형·가공을 비롯해 ▲수리온 헬기의 로터 블레이드 ▲보잉787 배면 부위에 사용되는 복합소재를 가공한다.

복합소재의 경우, 품질 유지를 위해 클린룸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는 복합소재 생산에 필요한 레진이 실내 온도와 습도, 먼지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레진을 직접 만져봤다. 짧은 시간 만졌을 뿐인데 금세 끈끈함이 느껴졌다.

엔지니어들은 클린룸에서 레진을 100장 이상 겹겹이 쌓은 후, 커다란 오븐 같은 ‘오토 클레이브’에 구워내 복합소재를 완성하는 방식이다. 구워진 복합소재는 각 항공기의 설계도면에 알맞게 자동으로 잘라낸다.

KAI 관계자는 “A항공사 미주노선 왕복 기준으로 수억원의 기름값이 빠져나간다. 항공기가 무거울수록 기름값은 더 많이 지출될 것”이라면서 “복합소재는 이같은 요인으로 인해 항공기 경량화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전했다.

위상

C-130H 한국 공군 수송기의 임무 능력 향상을 위한 성능개량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C-130H 한국 공군 수송기의 임무 능력 향상을 위한 성능개량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부품동 이후 항공기 정비와 성능개량 공장에 도착했다. 다른 공장과 달리 허전하다. 이는 항공기 크기에 맞게 라인을 가동하기 위해 내부에 기둥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항공기에 생명을 불어넣거나 일정 기간마다 항공기를 해체 후 안전정비를 하는 곳이다. 즉, 자동차 정비센터와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된다. 정비동은 2005년 미국에서 사용하던 P-3 폐동체를 구입해 ▲바이탈라이제이션(생명부여) ▲수명연장사업 ▲현대화 사업 등을 거쳐 새로운 항공기로 재탄생 시켰다. 기술력이 입증된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역시 생명 연장 작업이 한창이다. 미 태평양지역 공군의 F-16을 정비하는 엔지니어들의 모습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이 관계자는 “KAI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성능개량을 위한 주변국들의 의뢰가 꾸준히 늘고 있다 ”면서 “블루오션이다. 앞으로 이같은 작업이 창 정비와 성능개량부문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소형무장헬기(LAH-Light Armed Helicopter)와 소형민수헬기(LCH-Light Civil Helicopter)의 개발이 진행되는 곳을 찾았다. 초도비행을 끝낸 LAH 1호기를 정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LAH는 육군의 노후화된 공격헬기를 교체하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LCH는 소형민수헬기다. 소방과 산림, 의료, 군용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KAI 사천공장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메카다. 기술력은 이미 세계 각국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선진국 대비 부족함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천공장의 열기와 자긍심을 감안하면 격차 해소는 시간문제라는 생각이다. 자주국방을 위해서라도 KAI의 선전을 당부한다.

김준명 KAI 커뮤니케이션실 상무는 “항공우주산업은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제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방산업계가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찍혔다. 더욱이 국민 신뢰가 함께 추락했다”며 “국내 항공산업의 제조와 정비의 경우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강대국과 경쟁하기에 다소 미흡한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KAI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자주국방을 위한 군수사업의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면서 “전투기부터 민항기까지 조립 생산 및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도약을 위해 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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