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인사 태풍’ 카운트다운…연임이냐 교체냐, 갈림길 선 은행장 성적표는?
[이지 돋보기] 은행권, ‘인사 태풍’ 카운트다운…연임이냐 교체냐, 갈림길 선 은행장 성적표는?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8.2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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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훈(왼쪽부터) 케이뱅크 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사진=각 은행
심성훈(왼쪽부터) 케이뱅크 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에 요란한 인사 태풍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올 하반기 주요 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이유에서다.

이에 연임과 교체의 갈림길에 선 수장들의 성적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각 은행마다 평가 방법은 다르겠지만 어떤 성과물을 내놨는지는 공통사항이기 때문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가장 먼저 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케이뱅크다. 지난 2016년 9월 취임한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다음달 23일 3년의 임기가 종료된다. 이에 케이뱅크는 지난 7일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선출 절차에 착수했다.

심 행장은 차기 은행장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KT 출신인 심 행장은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실적과 자본 확충 실패 등의 영향으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심 행장의 성적표는 낙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241억3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 4월 출범 후 2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전년 동기(-188억4200만원)와 비교하면 적자폭이 확대(52억9200만원)됐다.

성적표도 문제지만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서라도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케이뱅크는 KT가 대주주가 되는 것을 전제로 총 5900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했다. 그러나 KT가 정부 전용회선 사업에서 입찰 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당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이로 인해 증자 규모는 412억까지 줄었으나 이마저도 두 차례 연기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더욱이 KT는 케이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KT 출신인 심 행장 대신 금융권 출신으로 갈아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된다. 허 행장은 2017년 취임 이후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허 행장의 연임이 무난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B금융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기를 기본 2년에 1년 단위로 연장하는 구조다. 큰 이슈가 없는 한 첫 연임(1년)은 보장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9795억원으로 허 행장이 취임한 해인 2017년(2조6326억원)보다 13.2%(3469억원) 증가했다.

다만 올해 출발이 아쉽다. 1분기 영업이익이 7732억5800만원으로 전년 동기(8112억9900만원)보다 4.6%(380억4100만원) 감소했다. 무엇보다 임기 중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빼앗긴 것이 뼈아프다. 또 올해 초 발생한 KB국민은행 노조 파업도 허 행장의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3연임

올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해 농협은행장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데 이어 올해 3연임을 노리고 있다. 다만 가능성은 높지 않게 점쳐진다. 지금까지 농협은행장의 3연임 전례가 없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성적표는 연임 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농협은행 출범 후 첫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인 것. 게다가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4722억900만원)보다 22.2%(1049억6400만원) 늘어난 5771억7300만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더욱이 농협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은행장의 임기가 짧다. 2017년까지는 기본적으로 2년의 임기를 보장했으나 이대훈 행장부터 1년으로 조정된 것. 따라서 이 행장의 실질적인 임기는 이전 행장들과 다를 바 없다. 때문에 짧은 임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3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역시 12월 임기가 종료된다. 김 행장의 실적 개선도 뚜렷하다. 취임 직후인 2017년 1분기 5655억6400만원이었던 영업이익을 올해 1분기 7296억8200만원으로 29%(1641억1800만원) 끌어올린 것.

다만 역대 기업은행장 가운데 연임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반대로 김 행장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정책 기조와 맞는 포용적 금융을 적극 펼쳐왔다는 점에서 재신임을 전망하는 시각도 나온다.

은행 내부에서는 아직 행장들의 임기가 3개월~4개월여 남은 만큼 연임 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에 임기가 만료되는 행장들은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아 경영 성과를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만큼, 지금까지 나온 실적만으로 연임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무리”라며 “임추위가 열려야 보다 확실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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