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피해 책임 지지 않는 “민폐의 경제학”
[이지 Think Money] 피해 책임 지지 않는 “민폐의 경제학”
  • 이지뉴스
  • 승인 2019.09.2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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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 외국의 유명 브랜드 차량이 연비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져서 충격이라는 뉴스가 언론을 통하여 상당 기간 보도된 적이 있다. 이 뉴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해당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과 소유한 사람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해당 차량을 구매하지 않는 사람들은 ‘나랑 상관이 없는 뉴스다.’ 또는 ‘그렇게 외국차만 선호하더니 잘 됐네’ 이런 반응이 대부분이다. 다음은 해당 차량을 소유한 사람들의 반응이다. ‘차량에 문제가 있으니 리콜을 해야 한다.’,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판매 승인을 해준 당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 등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었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과연 누구인가를 추적해 보기로 하자. 사건의 줄거리는 이렇다. 연비가 조작된 차량은 조작된 연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량 주행 시 기준치보다 훨씬 높은 유해배기가스를 내뿜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유해가스배출 기준을 맞추면 광고한 대로 연비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합하자면 연비가 조작된 차량은 주행 시 차량제작사가 광고한 연비를 유지하기 위하여 기준치 이상의 유해가스를 배출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비가 조작 된 차량 소유자와 그렇지 않은 다수의 대중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짚어보기로 하자.

먼저 문제차량 소유자를 보자. 소유자 입장에서는 엄밀하게 말하면 제작사 광고대로 연비를 유지한 차량을 타고 다녔다. 즉 그 차량은 조작된 연비를 유지하기 위하여 기준치 이상의 유해가스를 배출했지만, 연비 절감이라는 당초의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다만 이로 인한 중고 차량의 가치하락 등의 사항은 제쳐두기로 하자.

그렇다면 문제의 차량을 소유하지 않는 다수의 대중은 어떠한가? 문제의 차량이 연비를 유지하기 위하여 기준치 이상의 유해가스를 내뿜고 다녀서 해당 차량과는 상관없는 무고한 다수는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다녔다는 결론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의 진정한 피해자는 다수의 대중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차량 소유주 이외에 본인이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까? 필자는 이처럼 문제는 있으나 피해자가 광범위하여 특정되기 어려우며, 사건이 사회경제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를 ‘민폐의 경제학’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유조선 사고를 예를 들어본다면 해당 지역의 어민들이 직접적인 피해자임을 우선 생각해볼 수 있다. 만약 유조선이 완도 인근에서 전복되어 전복 양식장이 초토화되어 적어도 5년간은 전복 양식을 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가정해보자.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전복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전복 양식 산업이 죽게 되고 소비자인 일반 대중은 엄청나게 비싼 전복을 사먹거나 너무 비싸 아예 사먹을 수도 없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전복뿐만 아니라 많은 해산물이 그러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정부지원금이 투입된다면 그것도 ‘민폐’가 될 것이다.

기업의 회계부정사건을 예를 들어보자. 이 경우 회계부정을 저지른 회사의 주주뿐만 아니라 기업과 관련 업종의 주가가 동반 하락 등 타사 주주들의 피해 유발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수조원의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질러 결국 회사가 부실해지자 정부가 긴급 자금지원에 나섰던 경우가 있다. 바로 D조선해양의 경우이다. 이 경우는 결국 국민들의 세금으로 회계부정을 저지른 회사를 살린 꼴이다. 결국 국민 모두가 이 사건의 피해자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그 복구나 피해 보상을 위해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고, 정부예산이나 보험료의 인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측면에서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한 비용의 상당수가 사건과 관련이 없는 다수의 대중들에게 고루 분담되고 있다. .

이 사건처럼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사건들 중에 자신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으면서도 정작 본인은 피해자라고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이슈들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보험사기 사건, 음주차량 사고, 유조선 침몰 사고, 태풍이나 산불 등 자연재해, 회계부정사건, 주가조작 등 수많은 사건들이 사실은 우리가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사건들이다. 이러한 사건 중 개별 사건의 피해 파생경로를 분석하면 뜻하지 않는 곳에서 내가 큰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도 있다.

무조건적으로 기업입장에서 경제범죄를 감싸는 일부 언론들 또한 문제이다. 많은 재벌기업들이 여러 가지 경제 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 사건들은 대부분 조금만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피해의 사슬고리가 우리자 신을 향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지금 뉴스에 나오는 사건이 과연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인가를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많은 사회적 범죄, 특히 경제적 범죄는 대부분 그 피해가 직접적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무고한 다수의 피해가 그 속에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뉴스를 봐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그것이다.

Who is?

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現)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

KBS인터넷(現KBS미디어) 콘텐츠사업팀 파트장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취재기자

한국금융신문사 취재기자

케이피씨씨 정책연구소 객원연구위원(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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