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부동산시장, 외인 큰손 이탈 가속화…문재인 정부 고강도 규제 등 여파
[이지 돋보기] 부동산시장, 외인 큰손 이탈 가속화…문재인 정부 고강도 규제 등 여파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9.11.2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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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국내 부동산에 유입됐던 중국 등 외국인 큰손들의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세계 부동산시장의 큰 손 역할을 했던 중국 자본을 비롯해 해외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를 늘리며 집값 상승의 한 축이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발을 빼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더욱이 국내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17년 이후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 자본은 투자를 늘리기보다 돈을 회수하는 반대 행보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해외 자본 이탈은 ▲수익의 불확실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영향이라는 진단이다.

28일 한국감정원,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외국인의 서울 건축물 월별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481건을 기록한 뒤 11월 335건으로 줄었다. 올해 2월에는 186건까지 뒷걸음쳤다. 이후 8월 358건까지 회복했으나 전반적으로 250~350건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급격히 증가했던 중국인들의 투자가 줄고 있다. 서울시 주택매수 외국인 국적별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1235건까지 상승했던 거래량이 지난해 1151건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11월 현재 619건에 그쳤다.

투자금액 역시 감소세다. ▲2017년 44억3082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38억6334만 달러로 내렸고 ▲올 3분기까지 20억 달러를 겨우 넘겼다. 올해는 3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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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수익의 불확실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다.

외국인에게 국내 부동산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 않으면서 투자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먼저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상승한 서울 및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 때문이다. 외국 자본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부동산이 입맛에 맞을 이유가 없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도 외국인들의 투자를 막아섰다. 잇따른 규제와 향후 추가 대책까지 내놓을 가능성이 커 악재가 쌓이고 있다. 외국인들에게 크게 매력적일 수 없는 상황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남북관계가 훈풍을 타기도 했지만 여전히 외국인 입장에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정학적리스크라든지 규제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외국 자본이 운용하던 펀드 등이 수익을 달성하고 빠지는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해외 자본은 부동산 관련 대체 투자 국가나 상품 등이 생기면 언제든지 발을 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중국의 외국 투자 송금 제한 영향도 크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외환보유액이 급감하자 해외 송금을 원천 봉쇄했다. 이로 인해 중국인들의 ‘부동산 쇼핑’ 대상이던 제주도를 비롯한 한국 부동산 투자가 줄어든 것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A공인중개사는 이와 관련, “중국 부동산은 임대만 가능하지만 한국의 부동산은 소유를 할 수 있고 특히 제주도는 영주권까지 받을 수 있어 매력적인 대상”이라며 “중국인들은 여전히 제주도와 한국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어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막고 있어 거래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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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파킹

최근 들어 외국 자본이 줄어들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에셋 파킹의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셋 파킹은 자산과 주차의 합성어로 자산을 안전한 곳에 주차(투자)한다는 의미다. 주로 개발도상국의 부호들이 해외 부동산에 투기하는 형태이며 이는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영국 런던, 홍콩 등이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밴쿠버의 부동산이 최근 몇 년간 30% 이상 급등한 사례가 있다. 이는 중국 등 해외 돈이 급격하게 몰린 것으로 에셋 파킹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부동산시장도 에셋 파킹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남북 관계 훈풍의 영향으로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진다면 해외 자본의 투입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를 비롯한 부호들이 한반도를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중국의 해외 송금 제한이 풀려 그동안 묶여 있던 중국발 뭉칫돈까지 합세하게 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부호들이 국내 부동산을 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사고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혼란스러운 가운데 앞으로 외국 투기 자본까지 스며들게 된다면 시장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국내 부동산은 캐나다 밴쿠버, 호주 시드니 등처럼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에셋 파킹 지역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울이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다면 차이나머니를 비롯한 부동산 투자는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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