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직함’ 없이 경영권 행사만…재벌 총수기업 ‘책임경영 회피’ 심각
‘이사 직함’ 없이 경영권 행사만…재벌 총수기업 ‘책임경영 회피’ 심각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9.12.0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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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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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 집단의 총수들이, 회사의 법적 책임을 지는 이사직을 맡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책만 없을 뿐 실제로 보유한 지분과 행사하는 경영권은 그대로다. 말 그대로 책임 없는 권리를 다수 재벌 총수들이 휘두르고 있는 것. 이같은 현상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배 구조 현황'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올해 지정한 59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새로 지정된 애경·다우키움과 동일인이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농협을 제외한 56곳의 소속 회사 1914개를 분석했다. 분석 기간은 지난 지난해 5월1일부터 올해 5월15일이다.

이번 조사 대상 집단 56곳 중 총수가 있는 곳은 49곳이다. 공정위 분석 결과 이들의 상장·비상장 계열회사 1801개 중 총수 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돼있는 회사는 321개뿐이었다. 전체의 17.8%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133개로 전체의 7.4%에 그쳤다.

5년 연속 분석이 가능한 21개 기업집단을 보면, 총수 일가 이사 등재 계열사 비율은 ▲2015년 18.4% ▲2016년 17.8% ▲2017년 17.3% ▲2018년 15.8% ▲올해 14.3%로 지속 내림세다. 총수 본인이 등재한 비율 역시 같은 기간 5.4%→5.2%→5.1%→5.4%→4.7%로 변화했다.

특히 미래에셋·삼천리·한화·DB 4개 집단은 총수 일가 등재 비율이 0%였다. 코오롱은 계열사 41개 중 1곳에만 총수 일가가 등재, 그 비율이 2.4%에 머물렀다. 전체 등기 이사 중 총수 일가 등재 비중은 LG가 0.7%(304명 중 2명)로 낮았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은 집단은 19개다. 이중 네이버·대림·동국제강·미래에셋·신세계·이랜드·태광·효성·CJ·DB 등 10개는 총수 2·3세마저도 이사로 등재돼있지 않았다.

반대로 부영(79.2%)·KCC(78.6%)·셀트리온(70.0%)·SM(69.2%)·OCI(57.9%) 등은 총수 일가 등재 비율이 높았다.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돼 있는 경우는 대부분 주력 회사·지주사·사익 편취 규제 대상 회사·사각 지대 회사에 집중돼있다. 총수 일가 주력 회사 등재 비율은 41.7%로 전체 회사(17.8%)나 기타 회사(16.1%) 대비 큰 폭으로 높았다.

총수 일가 지주사 등재 비율 역시 84.6%로 지주사 체제가 아닌 일반 집단의 대표 회사(60.7%)나 전체 회사(19.7%) 대비 월등히 높았다.

정창욱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실제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이사회에서 빠진다는 것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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