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지난해 가계빚이 사상 처음으로 16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서울 집값이 떨어지지 않은 채 빚을 내 집을 산 가계가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3조4000억원) 증가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에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 잔액을 더한 것으로 가계가 진 빚의 총액을 의미한다.
가계빚은 2013년 1000조원을 기록한 뒤 ▲2014년 1085조3000억원 ▲2015년 1203조1000억원 ▲2016년 1342조5000억원 ▲2017년 1450조8000억원 ▲2018년 1536조7000억원 등으로 지속 증가했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정부의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으로 2016년 이후 가계빚 증가세는 지속 둔화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명목 GDP 대비 가계빚 비중은 96.6%로 다소 늘었으나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GDP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1504조4000억원으로 2018년 대비 4.0%(57조8000억원) 늘었다.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2조6000억원, 기타 대출(일반신용대출 포함)은 10조4000억원 각각 증가했다. 증가 폭도 직전 분기 대비 각각 3조1000억원, 6조5000억원 확대됐다.
업권별 가계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예금은행은 직전 분기 대비 17조원 증가했다. 또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 금융기관이 각각 5000억원, 5조5000억원 각각 늘었다. 예금은행의 경우 기타 대출이 증가한 반면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되면서 전 분기 대비 증가폭은 줄었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은 각각 기타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은은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 팀장은 이와 관련, “주택 거래에 따른 자금이 움직이는 데에는 어느정도 시차가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시차를 두고 올해 2분기 정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