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신한금융, ‘OK 목장의 결투’ 금융편 1라운드 승자 등극…2라운드 관건은 ‘실적 방어’
[이지 돋보기] 신한금융, ‘OK 목장의 결투’ 금융편 1라운드 승자 등극…2라운드 관건은 ‘실적 방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4.27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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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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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4대(KB‧신한‧우리‧하나금융)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며 ‘리딩금융’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호시탐탐 선두를 노리는 KB금융그룹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성적표를 받아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 1분기(1~3월) 당기순이익 9324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 동기(9184억원) 대비 1.5%(140억원) 증가한 수치로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높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을 8636억원으로 전망했다. 신한은 이보다 688억원 더 벌어들였다. 일회성 요인 및 오렌지라이프 지분 인수 효과를 감안할 경우 경상 당기순이익은 8000억원 중반대라는 설명이다.

이에 신한금융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선두에 오른데 이어 올해 출발을 기분 좋게 시작하게 됐다.

경쟁자인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7295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8457억원) 대비 13.7%(1162억원) 감소한 수치다. 시장 전망치인 8045억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신한금융과의 격차는 202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양사의 순이익 차이가 917억원이었는데 여기서 더 벌어진 것이다. 신한금융의 경상 순이익과 비교해도 KB금융이 1000억원 이상 뒤쳐졌다.

리딩금융을 놓고 경쟁하는 두 금융그룹의 격차는 주력 계열사인 은행과 증권에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6265억원으로 KB국민은행(5863억원)보다 400억원 가량 앞서나갔다.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KB국민은행이 2조5491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신한은행(2조3292억원)을 앞질러 ‘리딩뱅크’의 자리를 따냈지만 1분기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증권 부문은 실적 차이가 더욱 뚜렷했다. KB증권은 1분기 21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809억원) 대비 126.45% 급감하며 적자 전환했다.

KB증권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역대급 실적을 내며 그룹의 비은행부문 강화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글로벌 증시의 침체로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해지 비용, 라임자산운용 총수익스와프(TRS) 등과 관련한 손실을 입으며 휘청였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이 기간 순이익이 708억원에서 467억원으로 34.1%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적자를 낸 KB증권과는 달리 어느 정도 수익을 내며 선방했다. 코로나19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산 운용 수익이 줄었지만, 주식시장의 거래 대금 증가로 수수료 수익과 글로벌투자금융(GIB) 수익이 견조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그룹은 1분기 657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1분기(5460억원)보다 20.3%(1110억원) 늘어난 수치다. 시장 전망치는 53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 감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호실적을 기록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우리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698억원이다. 전년 동기(5686억원)보다 17.4%(988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한과 하나금융이 전망치와 정반대의 결과를 낸 만큼 실제 실적과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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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

4대 금융그룹들의 향후 실적 전망은 적신호다.

1분기 시장의 예상을 깨고 선방하거나 오히려 준수한 실적을 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아직 크지 않은 덕분이다.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위기가 가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1분기 실적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을 내놨다. 2분기 분명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익명을 원한 신한금융 관계자는 “1분기에 준수한 실적을 내며 선방했지만, 올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된 코로나19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에서는 벗어난 결과”라며 “2분기부터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지속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리딩금융 경쟁은 성장보다는 실적 방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분기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격차가 벌어진 주요 요인이, 실적 방어에서 차이를 보이던 증권 부문이었던 것을 복기해보면 더욱 명확하다.

김재우 삼성증건 연구원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 축소 압력이 커지고, 코로나19에 따른 내수 및 글로벌 경기 위축 영향으로 자산건전성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2분기부터 전년 대비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하는 등 실적 방어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선두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KB금융은 1분기 실적 부진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리딩금융 재도약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달 푸르덴셜생명의 인수를 확정했다. 푸르덴셜생명의 연간 순이익 기대치가 1800억~2000억원 수준인 만큼 이를 인수해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좁힌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지분인수 효과로 일회적 실적 상승을 이끌어냈다. KB금융 역시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완료되면 비슷한 효과로, 리딩금융을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익명을 원한 KB금융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했지만 경상적인 이익체력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내실을 다지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리딩금융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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