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 건설 ‘3000억 투자’
조현준 효성 회장,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 건설 ‘3000억 투자’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4.2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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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조현준 효성 회장이 3000억원을 투자해 수소 경제 활성화에 나선다.

효성은 28일 서울 마포 본사에서 린덴그룹과 액화수소 생산과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날 행사에는 조현준 회장과 성백석 린덴코리아 회장이 참석했다.

양 사는 우선 효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약 1만여평)에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연산 1만3000톤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로 단일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를 위해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에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신설공장에서는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에 린데의 수소 액화 기술과 설비를 적용해 액화 수소를 생산하게 된다. 수소 액화 기술은 고압의 기체 상태인 수소를 액화시키는 것이다. 린데는 최고 수준의 액화수소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생산된 액화수소는 차량용은 물론 드론·선박·지게차 등의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쓸 수 있어 연관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양 사는 공장 완공시점에 맞춰 액화수소 충전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를 구축(신설 50곳·액화수소 충전설비 확충 70곳)하는 등 수소 공급을 위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00년부터 CNG 충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8년부터는 수소 충전소 보급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15곳에 수소충전소를 건립하는 등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대규모 탄소섬유 투자에 이어 이번에는 세계 최대 규모로 액화수소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조 회장은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효성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백성 회장도 “린데그룹은 미국과 유럽에서 30년 전부터 액화수소를 생산해 사용해오고 있고 최근에 모빌리티 분야에서 액화수소 충전소를 비롯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오고 있다”며 “효성이 국내에서 축적해온 경험과 린데의 선진 기술이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MOU는 효성이 모빌리티 부문의 수소 경제 생태계 구축을 견인하는 확고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면서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소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수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수소 경제 선도 국가로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효성은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 전주 탄소섬유공장에서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탄소섬유 투자협약식에서 조 회장은 전주에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으로 ‘꿈의 첨단소재’라고 불리며 수소차의 연료탱크를 제조하는 핵심 소재다. 효성은 2011년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수소 연료탱크용 탄소섬유 개발 및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기체 상태의 수소만 사용했기 때문에 저장 및 운송에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수소의 경우 영하 253도에서 액체화되는데 액화 수소는 기체 수소에 비해 부피를 80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 기체 수소는 탱크로리 1개에 250㎏을 운송하는데 반해 액화수소는 14배인 3500㎏까지 운송이 가능하다. 또 고압의 기체 수소에 비해 액화수소는 저압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충전소의 운영 효율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액화수소 충전이 도입되면 충전속도도 현재 기체 충전 시 승용차 1대(5㎏ 기준)를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2분에서 3분으로 4배가량 빨라진다. 또한 고용량 수소 연료가 필요한 대형차(25㎏) 등의 충전시간도 대폭 줄어들게 돼 수소버스나 트럭 등 대형 수소 자동차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액화수소는 저장용기 부피를 줄일 수 있어 기체수소 충전소의 30% 수준의 부지에도 충전소 건립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도심지역 설치가 쉬워져 수소차 이용자들의 접근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서 액화수소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수소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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