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시승기] 레인지로버 가문의 막둥이 ‘벨라’, SUV 격전지에서 존재감 발휘할까
[이지 시승기] 레인지로버 가문의 막둥이 ‘벨라’, SUV 격전지에서 존재감 발휘할까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4.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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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랜드로버코리아
사진=랜드로버코리아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레인지로버 벨라는 박힌 돌 빼기 위해 굴러들어온 돌이 될 수 있을까.

레인지로버 가문의 막내. 아직 호적에 잉크도 안 말랐고 집 밖에서는 격전지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막 뛰어든 햇병아리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벨라의 매력에 반했다는 얘기가 집 안팎에서 들려온다.

벨라는 2017년생으로 만 3살밖에 안 된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막내다. 형·동생의 장점만 쏙 빼닮았다. 벨라는 어느덧 레인지로버 형제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로 성장했다.

시장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벨라는 마칸(포르쉐), X3(BMW), XC60(볼보) 등이 치열한 혈투를 벌이는 중형 SUV 격전지에서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사진=랜드로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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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은 매력적인 외모 영향이 크다. 벨라는 레인지로버의 DNA를 계승하면서도 가장 개성 있는 모습이다. 이보크보다 화려하고 스포츠나 레인지로버보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모습이 특징이다.

전면부 디자인은 품격 있는 레인지로버 특유의 감성이 잘 살아있다. 압도적 크기의 그릴이 최고급 SUV의 정체성을 부각시킨다. 날카로운 LED 헤드램프는 얇고 작아 스포티한 모습을 감각적으로 연출한다.

측면부의 경우 플래그십 세단과 같은 고급스러움이 넘쳐난다. 이보크가 2% 부족하고 스포츠나 레인지로버가 조금 과한 느낌이라면 벨라는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면서 갖가지 매력을 내뿜는다. 특히 자동 전개식 플러시 도어 핸들은 미래 지향적인 모습이다. 후면부는 전체적으로 딱딱함보다는 곡선의 포근함과 우아함이 느껴진다.

전체적인 외모는 고급스러우면서도 SUV답지 않게 투박하지 않아 도심형 SUV의 표준을 제시한다. 특히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인기가 있을 것 같다. 실제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여주인공 염정아의 애마로 등장하기도 했다.

사진=정재훈 기자
사진=정재훈 기자

실내는 절제된 고급미로 압축된다. 복잡하게 이것저것 나열하지 않으면서도 우아하다. 특히 센터페시아에 두 개의 10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시원시원하다. 다이얼로 된 기어 시프트는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지만 벨라가 추구하는 간결한 실내에 더없이 잘 어울린다.

SUV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실내 공간감과 개방감이 뛰어난 것도 벨라의 매력이다. 1열과 2열 모두 넉넉한 공간을 자랑해 장거리 여행에도 안성맞춤이다.

트렁크 공간은 558ℓ로 캠핑, 낚시 등 레저용품을 가득 담아도 손색없을 정도다.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최대 1616ℓ까지 확보된다.

매력

도심형 SUV의 정수를 느끼기 위해 시승 코스는 서울 서초구에서 용산구와 성북구 등을 지나는 코스다. 이후 외곽순환고속도로에 올라 맘껏 달리며 짜릿한 스피드를 체감하는 것으로 설정.

시승 모델은 D240SE. 첫인상부터 벨라에게 완벽히 기선제압을 당한다. 벨라가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파워가 공존하는 주행감으로 거칠게 반겨서다.

사진=랜드로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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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심 속 정체 구간에서 잔뜩 웅크리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간간이 속도를 낼 때마다 터져 나오는 펀치력이 일품이다. 다만 정차 중에는 거친 숨소리와 진동이 살짝 거슬린다는 점이 옥에 티다.

동승자는 “이 녀석처럼 야무진 SUV는 난생 처음”이라며 “겉모습은 세련됐으면서 SUV 특유의 묵직함과 강인함이 동시에 느껴져 매력”이라고 감탄했다. 이 정도로 감탄할 정도인가라는 의문이 생기지만 어느 정도 공감은 간다.

도심 속에서는 주로 에코 모드를 사용하면서 숨소리를 느낀 뒤 고속도로에 올라선 뒤에는 다이내믹 모드로 환승(?)한다. 여기서 환승이라는 표현을 한 건 전혀 다른 자동차를 탄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비교적 얌전한 에코 모드와 달리 다이내믹 모드에선 응축한 힘을 모두 끌어내는 인상이 강하다. 이에 순발력은 물론이고 전진력까지 한껏 끌어올린다. 제로백(정지부터 100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7.4초, 최대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51.0㎏.m인데 체감상 이를 웃도는 느낌이다.

사진=랜드로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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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무식하게 파워만 넘치는 게 아니다.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객에게는 포근한 승차감을 유지해준다는 것에 감탄이 나온다. 이는 전자 제어식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 덕분이다.

안전 및 편의사양도 만족스럽게 장착됐다. 360도 주차센서와 후방 교통 감지 기능이 포함된 주차 보조 기능이 있다. 특히 졸음운전 여부를 판단해 휴식을 권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인상적이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정차 후 안전벨트를 풀면 시동이 자동으로 꺼진다. 마치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는 무언의 압박인 것 같다.

총평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하는데 실제 그럴 수도 있겠다.

사진=랜드로버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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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