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경기 북부 대표주자 의정부‧양주, 부동산 흥행 참패 왜?…“자족 기능 떨어지고, 서울행 힘들고”
[이지 돋보기] 경기 북부 대표주자 의정부‧양주, 부동산 흥행 참패 왜?…“자족 기능 떨어지고, 서울행 힘들고”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6.01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의정부와 양주 지역 아파트 가격 침체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수원, 화성 등 경기 남부와 인천 등이 풍선효과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온도 차다.

청약 시장도 마찬가지. 경기 남부와 인천 및 광역시 등이 뜨거운 열기를 자랑하는 반면 의정부, 양주 등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청약 성적표가 시원치 않다.

경기 북부의 흥행 참패는 타 지역 대비 자족 도시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서울 등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교육 및 생활 기반도 부족하다. 여기에 북한 접경지라는 지정학적 불안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1일 이지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등재된 의정부와 양주 지역의 최근 3년간 아파트 거래 가격을 분석한 결과,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SKVIEW 59.98㎡는 올해 4월 2억4500만원(10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4월 거래된 같은 평수(23층)와 같은 가격이다. 2018년 4월(2억4400만원, 5층)과 2017년 4월(2억3000~2억4600만원)에 거래된 실거래가격과도 비슷하다. 3년간 정체된 셈이다.

의정부시 민락2지구 18단지 호반베르디움 84.9564㎡의 경우, 올해 5월 3억7000만원(5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거래된 4억원(24층)보다 약 3000만원 떨어진 수준이며 2년 전인 2018년 4월과 정확히 같은 가격이다.

양주시 고암동 덕정중흥에스클래스 117.8082㎡는 올해 5월 2건의 손바뀜이 있었는데 각각 2억8000만원(10층), 3억3000만원(21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3월 3억1600만원(19층), 2018년 3월 2억9500~3억1000만원, 2017년 1월 3억9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양주 옥정신도시의 새 아파트들은 비교적 가격 상승이 눈에 띈다. 옥정동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2차, 옥정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등은 2년~3년 전 대비 올해 거래 가격이 3000만~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다만 최근 수도권 다른 지역의 집값 급등세와는 거리가 상당하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 남부 지역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최근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경기 북부는 서울 강남권, 한강변 등 선호 지역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가격 상승 제한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며 “또한 지방으로의 확장성이 좋은 수도권 남부와 달리 경기 북부는 접경지라는 불리함이 있다는 것도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소외

의정부나 양주, 동두천 등 경기 북부 지역은 수도권이지만 수원, 의왕, 동탄 신도시 등 남부 지역보다 자족 도시 기능이 떨어진다는 평가여서 실거주 환경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로 수원의 경우,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어 수원은 물론이고 인근 도시까지 수요가 풍부하지만 경기 북부 쪽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전무하다시피 한다.

더욱이 경기 북부는 수원, 인천 등 보다 강남,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 이동이 상대적으로 불편하다. 향후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과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C 노선이 개통된다면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아직은 호재가 반영되지 않는 분위기다.

아울러 경기 북부의 경우 북한 접경지와 가까워 지리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인상이 강해 투자처로서의 매력도 크게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이처럼 가라앉은 분위기는 청약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양주 옥정유림노르웨이숲의 경우 모든 평형이 1순위에서 미달이 발생했고 2순위에서도 물량을 다 털어내지 못했다. 84B만 2순위 기타지역에서 1.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뿐이다. 양주시 송추 북한산 경남아너스빌도 전 평형에서 1순위 해당 지역 미달이 발생했다. 73A㎡와 73B㎡타입만 기타지역 1순위에서 1.44대 1, 1.07대 1로 겨우 마감했다.

의정부 의정부역 진산엔월드메르디앙도 1순위 기타지역 접수에서 청약이 마감됐지만 1순위 해당지역에서는 모든 타입에서 미달됐다.

그나마 의정부와 양주에서도 신도시에 속할 경우 사정이 낫다. 양주 옥정신도시 제일풍경채 Lake City는 모든 평형에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84C㎡타입의 경우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포레의 경우 39㎡타입이 1순위 미달됐지만 2순위 마감에 성공하는 등 모든 물량을 털어냈다. 최고 경쟁률은 23.27대 1.

다만 수원, 하남 등 수도권 남부 핵심 지역의 청약 열기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모양새다.

실제 위례신도시 A3-2BL 우미린 2차는 전 평형에서 1순위 마감에 성공했고 최고 854.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남 포레자이는 최고 195.33대 1의 경쟁률로 모든 타입을 마감했다. 수원 매교역 푸르지오 SKVIEW는 1순위 해당지역에서 최고 106.73대 1로 완판됐다.

청약의 경우 향후 2년~3년 뒤 입주하게 될 물량이기 때문에 지역 부동산의 미래 가치를 예상하는 기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거주 환경이나 투자 가치가 좋은 지역에 청약 통장이 몰린다는 의미다. 이처럼 경기 북부 지역의 청약 성적을 보면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질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장희순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 북부 쪽은 일자리나 산업 기반이 없어 사실상 배드타운 역할을 하는 모습”이라며 “물류 정도를 제외하면 고용을 창출한 산업이 없어 부동산 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북부 부동산 시장은 지방의 작은 도시와 큰 차이가 없는 양상”이라며 “지역적인 한계가 노출돼 있는 곳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남북 경색 구도가 풀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피력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