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 첫 집을 마련하는데 평균 6년 9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도권에 내 집을 마련하려면 연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년 8개월을 꼬박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내 집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은 58%로 지난 2006년 이후 13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국토부가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6∼12월 표본 6만1170 가구를 대상으로 개별 면접 조사한 내용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년 9개월로 집계됐다. 설문 응답자가 가구주가 된 뒤 평균적으로 7년 가까이 돼야 자기 집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는 전국 단위에서 5.4배(중앙값)로 지난해 5.5배보다 소폭 낮아졌다. 한 가정이 1년 소득을 온전히 저축한다고 해도 5년 4개월간은 모아야만 자기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수도권의 PIR는 6.8배로 광역시 등(5.5배), 도 지역(3.6배)을 웃돌았다. 정부의 규제에도 지난해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주택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즉, 수도권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6.8년이 걸리는 셈이다.
임차 가구의 월 소득에서 월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율인 RIR은 16%로 2018년 15.5%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 수도권이 20.0%를 기록해 가장 높았고 광역시 등이 16.3%, 도 지역 12.7% 순으로 RIR이 높았다. 향후 이와 관련,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자가 보유율은 61.2%로 전년 61.1%보다 소폭 올랐다. 2006년 조사 이래 가장 높다. 수도권은 54.1%로 전년보다 0.1% 줄었고 광역시도 63.0%에서 62.8%로 감소했다. 다만 도 지역은 70.3%에서 71.2%로 증가했다.
자기 집에 살고 있는 자가 점유율도 58%로 2006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수도권이 1년새 상승폭을 키워 50%에 도달했고 광역시 등(60.4%)과 도 지역(68.8%)도 각각 소폭 상승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은 7년 7개월로 전년과 동일했고 현재 집에서 산 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의 비율인 주거이동률 역시 36.4%로 전년과 같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40.3%)의 주거이동률이 광역시 등(35.5%), 도 지역(30.9%)보다 높았다. 수도권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주거 이동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보유 의식 관련, 설문조사에서는 84.1%가 ‘내 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2018년 82.5%와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특히 가구주의 연령이나 가구의 소득이 높을수록 주택보유의식이 높았다.
조사 대상 가구들은 필요한 주거 지원 프로그램을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31.2%) ▲전세자금 대출 지원(23.5%)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1.9%) 순으로 꼽았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가운데 93.5%는 ‘만족한다’고 답했고 ‘저렴한 임대료'(49.0%)’를 장점으로 꼽았다.
이명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자가점유율이 늘고 최저주거 기준 미달 가구 비중이 낮아졌다”며 "올해는 공공주택 21만 가구를 공급해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이 OECD 평균 수준인 8%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