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보험업계, 업황 부진에 ‘희망퇴직’ 카드 만지작…“올 들어 240명 짐 쌌다”
[이지 돋보기] 보험업계, 업황 부진에 ‘희망퇴직’ 카드 만지작…“올 들어 240명 짐 쌌다”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7.02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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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보험업계가 ‘통곡의 계곡’을 건너기 위해 희망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 들어 5월까지 2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짐을 싸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해를 포함하면 600명 이상이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안정된 직업군 중 하나로 꼽혔던 보험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실적 악화 등 업황 부진 영향이다.

올해 역시 한 치 앞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엄습하면서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야 한다”는 아우성이다.

이에 보험업계의 희망퇴직이 현재진행형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2일 이지경제가 생명‧손해보험사의 올 1월부터 5월까지 희망퇴직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악사(AXA)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 등 3개사에 재직 중인 직원 240명이 짐을 싸 집으로 돌아갔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악사손해보험 10명 ▲현대해상 80명 ▲한화손해보험 150명 등이다.

지난해로 범위를 넓히면 총 6개 보험사에서 442명이 일터를 떠났다.

보험사별로는 ▲한화손해보험 30명 ▲KB손해보험 70명 ▲DGB생명 26명 ▲NH농협생명 10명 ▲NH농협손해보험 6명 ▲롯데손해보험 300명 등이다.

2019년과 올 5월 현재까지 종합하면 모두 682명이 새로운 직업을 찾아 나섰다. 역대급 희망퇴직은 업황 부진 영향이 크다.

실제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 보험사들의 실적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실시한 한화손해보험의 최근 3년간 당기순이익은 ▲2017년 1476억원 ▲2018년 817억원 ▲2019년 690억원(순손실)이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3735억원) 대비 1044억원(27.9%) 급감한 2691억원에 그쳤다.

이밖에 지난해 300명을 내보낸 롯데손해보험은 2019년 당기순손실 규모가 511억원이다.

익명을 원한 한화손해보험 홍보팀 관계자는 “2년 연속 회망퇴직을 단행한 것은 실적 악화 영향”이라며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자를 받아 최대 평균 임금 24개월치 위로금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원한 악사손보 관계자는 “매니저(관리자) 직급을 경험했거나 희망퇴직 기간에 매니저인 직책을 맡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며 “근속 연수에 18개월을 더한 월봉이 퇴직자들에게 위로금으로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 자료=금융감독원
연도별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 자료=금융감독원

악화

보험업계의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은 상시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2019년도 보험회사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업계 전체 당기순이익은 5조3469억원으로 전년(7조2863억원) 대비 1조9394억원(26.6%) 급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생명보험은 4조325억원에서 3조1140억원(22.7%↓), 손해보험은 3조2538억원에서 2조2227억원(31.6%↓)으로 각각 감소했다.

수익성도 나빠졌다.

보험업계의 지난해 전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41%로 전년(6.66%) 대비 2.25%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생명보험 5.55%→3.87%(1.68%↓) ▲손해보험 8.86%→5.48%(3.38%↓)로 나타났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며,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순익을 기록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다. ROE가 5%라면 자본 100억원을 투자해 5억원의 이익을 낸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실적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의 올 1분기 전체 당기순이익은 1조466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827억원) 대비 5165억원(26%)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생명보험(1조2638억원→7782억원, 38.4%↓), 손해보험(7189억원→6880억원, 4.3%↓) 등이다.

보험업계 종사자들은 실적 부진 타개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 근속자를 중심으로 한 희망퇴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명을 원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실적 부진 타개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 근속자를 중심으로 한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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