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큰손들, 미국 등 해외주식 사들였다”…상반기 매수·매도 규모 전년比 4배 급증
[이지 돋보기] “큰손들, 미국 등 해외주식 사들였다”…상반기 매수·매도 규모 전년比 4배 급증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07.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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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현금 부자 등 큰손들이 해외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올 상반기 결제금액(매수·매도)이 전년 동기 대비 4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해 연간 결제금액을 돌파했다. 이른바 광풍이다. 국내 주식시장 대비 종목 선택의 폭이 넓고, 배당 주기가 짧다는 점 등이 인기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미국 주식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결제금액 기준 상위 50개 기업 중 47개사가 미국 기업이다. 미국 경제 정상화에 따른 주식 가치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기별 해외주식 결제금액(매도·매수 합산) 추이. 자료=한국예탁결제원 SEIBro
반기별 해외주식 결제금액(매도·매수 합산) 추이. 자료=한국예탁결제원 SEIBro

20일 이지경제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 외화증권예탁결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반기별 외화증권 결제처리금액은 ▲2019년 상반기 180억7406만달러 ▲2019년 하반기 229억1133만달러 ▲2020년 상반기 709억1053만달러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2.33%(528억3647만달러) 급증했다. 결제금액이 1년 사이 무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

더욱이 올 상반기 결제금액(709억1053만달러)은 이미 지난해 연간 결제금액(409억8539만달러)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적극적인 투자 장려 ▲국내 주식시장 대비 넓은 선택 폭 ▲짧은 배당 주기 ▲가격제한폭 미시행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주식 결제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최보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많은 증권사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 투자 인프라를 해외주식에 맞게 재정비하고, 해외주식 이벤트 개최 등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면서 “다우존스30·나스닥100·S&P500 등 다양한 주가지수를 기반으로 국내 주식시장 대비 종목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도 해외주식 결제가 점점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당금을 연 1회 지급하는 국내 기업과 달리 해외 대다수 기업은 반기·분기·월 기준 등으로 다양하게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며 “아울러 상·하한 가격제한폭이 30%인 국내 시장과 달리 미국·영국 등은 가격제한폭 제도를 시행하지 않아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비중

국가별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이 압도적이다. 결제금액의 약 90%가 미국 기업으로 몰렸다.

미국 주식 결제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127억2482만달러로 전체 해외주식 결제금액 가운데 70.40%를 차지했다. 이후 ▲2019년 하반기 181억4117만달러(79.18%) ▲2020년 상반기 623억4351만달러(87.92%)로 급증했다.

반면 ▲홍콩 주식 결제금액은 2019년 상반기 26억7504만달러(전체 해외주식 중 14.80%), 2019년 하반기 19억3971만달러(8.47%), 2020년 상반기 44억4894만달러(6.27%)로 감소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의 보안법 강행이 촉발한 정세 불안이 홍콩 주식 감소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일본 2019년 상반기 9억2831만달러(5.14%)→2019년 하반기 8억3328만달러(3.64%)→2020년 상반기 15억8126만달러(2.23%) ▲중국 2019년 상반기 9억5516만달러(5.28%)→2019년 하반기 9억2830만달러(4.05%)→2020년 상반기 16억1104만달러(2.27%) ▲유로시장 2019년 상반기 1억8279만달러(1.01%)→2019년 하반기 5억6933만달러(2.48%)→2020년 상반기 3억3836만달러(0.48%) ▲기타 국가 2019년 상반기 6억794만달러(3.36%)→2019년 하반기 4억9954만달러(2.18%)→2020년 상반기 5억8740만달러(0.83%) 등이다.

매수·매도 합산 결제금액 기준 50대 기업 중 47개사가 미국 기업이다. ▲테슬라(40억672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28억708만달러) ▲애플(26억8125만달러) ▲아마존(24억2348만달러)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22억7106만달러, 나스닥100 지수 상승분의 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 등이 1~5위를 차지했다.

50대 기업 중 미국 외 기업은 모두 홍콩 거래소 소속이다. ▲중국 인덱스펀드(CHINA AMC CSI 300 INDEX ETF, 5억5636만달러) 18위 ▲알리바바(ALIBABA GROUP HOLDING ORD SHS, 4억155만달러) 29위 ▲텐센트(TENCENT HOLDINGS LTD_COMMON_ HKD 0.00002_140603, 3억5912만달러) 33위 등이다.

전문가들은 높은 수익성과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기대감 등이 미국 주식 편중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해외로 눈을 돌리면 국내 종목 대비 상승률이 더 높은 종목이 많다는 점은 미국 주식을 선호하게 하는 이유”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급락했지만, 추후 미국 경제 정상화와 맞물려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에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사례도 있다”고 진단했다.

언어의 장벽이 미국 주식 편중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경우 언어의 장벽 때문에 국내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일 때가 많다”며 “미국시장은 개인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언어의 한계에 부딪히지 않고 더 많은 자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대선이 약 10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경기 부양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들어 해외주식에 눈을 뜨기 시작한 투자자가 많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며 “해외 기업 중 부진했던 2분기 실적을 떨쳐내고, 3분기나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에라도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 많다는 점도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오는 11월3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어떻게든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움직임에 따라 주가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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