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보험업계, 디지털 고객 응대 박차…전문가 “편의성 상승, 개인정보 유출은 과제”
[이지 돋보기] 보험업계, 디지털 고객 응대 박차…전문가 “편의성 상승, 개인정보 유출은 과제”
  • 양지훈 기자
  • 승인 2020.12.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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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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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보험사들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가 한창이다.

특히 고객 응대 과정이 변화하고 있다. 보험 계약을 진행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청약서 작성 이후 자필 서명, 보험계약대출 등 여러 영역에서 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업계는 디지털 전환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연적인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핀테크 업체 등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디지털화는 필수라는 것.

전문가들은 보험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이 고객 편의성 및 서비스 향상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과 금융 소외계층 등 과제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삼성생명‧한화생명‧현대해상 등은 창구 서비스, 청약서 작성 사후 서비스, 보험계약대출 서비스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모든 보험 계약 과정에서 종이 없는(paperless)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은 모든 보험 계약 과정에서 종이 없는(paperless)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진=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일 고객 프라자나 지점 등 고객이 방문하는 곳마다 창구에서 종이가 없는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업무 문서를 모두 전자문서로 대체하고, 모바일을 활용해 전자증명서와 전자위임장 등의 서류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상담 과정에서는 터치모니터가 사용되며, 고객에게 교부할 문서는 모바일로 전송한다. 또 고객 증빙서류도 행정안전부 전자증명서 시스템에 연계해 모바일에서 바로 발급받아 제출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도 보험 계약 편의성을 높이는 데 적극적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디지털 청약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이번 프로세스 도입으로 삼성생명은 태블릿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도중 사용하는 체크 횟수(68회→45회)와 서명 횟수(12회→8회)를 줄여 가입 시간을 단축했고, 가입 서식도 43종에서 27종으로 축소했다.

또한 기존에 작성했던 보험 가입 내용을 이용해 ‘불러오기 기능’을 신설하는 등 효율성 높이기에 유념한다는 설명이다.

첨단 기술은 보험 계약서 작성 후 추가로 서명하는 과정에도 활용된다.

한화생명은 올 7월부터 보험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고객의 자필 서명이 추가로 필요하면 보험설계사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모바일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할 수 있게 했다.

고객이 청약서를 작성한 후에도 과거 병력 등을 검토하는 계약 심사 과정에서는 보완 절차가 이뤄진다. 이에 기존에는 보험설계사가 변경 내용에 대해 고객의 자필서명 동의를 받기 위해 고객을 다시 만나야 했다. 한화생명은 고객이 인증 과정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자필로 서명할 수 있게 해 이 과정을 개선했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신규 계약 심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보완은 전체 계약 건의 약 15%를 차지하며, 월평균 약 1만1000건에 달한다. 따라서 보험설계사가 고객을 대면해 서류를 보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평균 2시간이라고 가정하면 매월 2만2000시간이 절약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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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보험계약대출 풍토도 바뀌고 있다. AI(인공지능) 음성봇(음성로봇) 기술 도입으로 원하는 시간에 상담원과 통화하는 것처럼 대출 신청이 가능해졌다.

현대해상은 올 7월 스타트업과 협업해 AI 음성봇 기술을 보험계약대출 서비스에 적용했다. 모바일 거래가 익숙하지 않은 계층이 대출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AI 음성 인식 기술과 지능형 대화 기술을 접목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보험사마다 앞다퉈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다는 의견이다.

익명을 원한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많은 보험사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디지털 전환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 급변하는 영업환경 속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업계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고객 편의성과 서비스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는 의견이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의 디지털화로 소비자가 보험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개인 맞춤형 상품 제시 등 서비스 수준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보험 디지털화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금융소외’ 등 해결할 과제도 뒤따른다는 지적이다.

금융소외는 소비자가 금융시장에서 원하는 금융상품에 접근하지 못해 제도 금융권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황 연구위원은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 관련 위험성이 커져 고위험 소비자가 높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소비자의 접근이 어려워지는 금융소외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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