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정당국 내사설…왜?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정당국 내사설…왜?
  • 심상목
  • 승인 201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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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파워캐스트 지분 전량 자녀에게 매각…자금출처·배경 의혹 솔솔

 

[이지경제=심상목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사정기관의 내사설이 불거지고 있다. 재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회장이 지난해 말 주식매각에 대해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사정당국에서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사정기관에서는 이 회장이 비상장 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자녀들과 친인척에게 매각한 것과 관련, 두 가지 혐의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나는 자녀들의 주식매입 자금에 대한 출처다. 그의 자녀들은 이번에 주식을 매입하면서 100억원대 가까운 돈을 지불했다. 하지만 사정기관에서는 이들이 현재 20대 초중반인 점을 감안했을 때 자금의 출처가 의심스럽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주목을 받는 다른 하나는 이 회장이 주가 부양차원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주식을 매입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는 점이다. 그는 주가에 대한 전망이 좋은 주식을 자녀들에게 넘긴 것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12월 31일 비상장사인 CJ파워캐스트의 주식을 매각했다.

 

이 회장이 매각한 주식의 수는 총 40만주(40.00%)다. 이 중 24만주(24%)를 한주 당 3만962원에 장남인 선호씨에게 매각했다. 선호씨가 주식 매입에 사용한 금액은 총 74억3088여 만원인 셈이다.

 

이 회장은 나머지 12만주(12%)를 장녀인 경후씨에게 매각했다. 경후씨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총 37억1544여 만원을 지불했다.

 

그런가 하면 이 회장은 나머지 4만주(4%)를 그의 동생인 이재환 CJ그룹 상무의 자녀 소혜씨에게 넘겼다. 소혜씨 역시 주식 매입을 위해 12억3848여만원을 사용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매각을 통해 상당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총 124억원의 주식 매각 수입을 올린 게 그것이다. 지난 2009년 이 회장이 이 회사의 지분을 사들였을 때 사용한 비용이 72억원임을 감안하면 총 52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셈이다.

 

사정당국에선 이 같은 거래 과정에서 이 회장의 자녀들이 주식 매입을 위해 사용한 자금의 출처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 회장의 자녀인 선호(22)씨와 경후(27)씨 그리고 조카 소혜(21)씨가 각각 20대 초중반이라는 점을 감안, 이번 주식 매입을 위해 지불한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정당국에서 움직이는 것에 대해 알고 있다”고 전제한 뒤 “회장의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거래이기 때문에 개인자금을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양도세 등 세금과 관련된 부분은 모두 납부했다”고 답변했다.

 

사정당국이 의구심을 보이고 있는 또 다른 것은 이 회장의 행보다. 최근 들어 그는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주식 1.07%, CJ인터넷 2.1%, 온미디어 1.3%를 매입한 것.

 

반면 이 회장은 비상장시장에서 유망 종목으로 떠오른 CJ파워캐스트의 주식을 매각했다.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것과 달리 유독 CJ파워캐스트 주식은 매각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게 사정당국의 시선이다.

 

오히려 이 회장이 CJ파워캐스트의 장밋빛 전망을 자녀들에게 안겨주기 위한 사전 상속 여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시선은 최근 CJ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거대 미디어 공룡 회사인 CJ E&M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게 재계 일각의 시각이다.

 

CJ파워캐스트는 CJ미디어의 자회사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송출·저장하는 콘텐츠 전문기업. 따라서 이러한 회사 성격상 CJ파워캐스트가 CJ E&M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송출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면 기업 가치는 현재 수준보다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그 이유다.

 

물론 이 회장은 주식 매각 사실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매각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CJ그룹 관계자는 “회장 개인적인 차원에서 발생한 거래이기 때문에 회사차원에서 알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회장이 자사주 매입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매각했다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재계 일각에서는 매각 대상이 자신의 자녀와 조카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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