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나은행, 억대 횡령 자사직원 고발…왜?
[단독]하나은행, 억대 횡령 자사직원 고발…왜?
  • 심상목
  • 승인 2011.04.07 09:3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객 명의 도용 대출 횡령 발생…내부감사시스템 '빨간불'

 

[이지경제=심상목 기자] 외환은행 인수를 진행 중에 있는 하나금융이 돌발 악재를 만났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 직원의 상식을 넘어선 횡령 행각이 바로 그것. 

  

은행권에서는 이를 두고 고객돈에 손을 대는 행위로 인해 은행 신뢰도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무리한 몸집 불리기보다는 집안 단속부터 철저히 해야한다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기대출에 친인척 돈도 '슬쩍'

  

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말 하나은행은 해당 은행의 직원이던 곽모(31)씨를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 내부검사에서 해당 직원의 횡령 혐의 등을 발견하고 고발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고발 조치 이후 곽씨는 수사당국에 덜미를 잡혔으며 지난 3월30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지난 30일 곽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에 따르면 곽씨의 혐의는 고객 명의를 도용하는 등 크게 세 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씨는 지난 2009년 3월부터 11월까지 고객 명의를 빼돌렸다. 빼돌린 고객 명의와 신상정보 등을 통해 곽씨는 은행에 대출 신청을 허위로 작성한 뒤, 대출을 받았다. 이를 통해 해당 기간 동안 그가 대출받은 금액은 총 3억8000여만원이다. 

  

아울러 곽씨는 빼돌린 고객 명의를 통해 통장을 무단으로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대출의 경우, 대출 신청자 명의의 계좌로 송금되는 특징이 있어서다. 

  

곽씨는 또 완전범죄를 위해 대출 이자를 본인이 직접 갚기도 했다. 이로 인해 명의를 도용당한 고객이 무단 대출을 알아챌 수 없었으며 하나은행으로부터 어떠한 대출이자 상환 연락을 받지 못해 마찰이 없었던 것이다. 

  

곽씨는 또 고객 계좌에서 무단으로 인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곽씨는 고객 몰래 4800여만원을 인출해 유용했다. 

  

하지만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출금 부분에 있어서는 은행의 손실로 처리될 것”이라며 “하지만 고객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은 확인되지 않아 고객에게 피해가 돌아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곽씨는 친인천의 돈까지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친인척이 하나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고 대출 상환금 명목으로 돌려준 돈을 은행에 반환하지 않고 자신이 써버렸다.

  

▲부실한 내부시스템에도 불구 몸집불려도 될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업계에서는 하나은행 내부 감사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감사를 통해 밝혀내고 고발했다고는 하지만 범행 시점 2년여가 지나 문제를 발견한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만약 미리 발견했다면 두 번째, 세 번째 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진행되고 있는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몸집부풀리기에만 열중할 것이 아니라 내실부터 다져야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의 구조에서도 비상식적인 횡령행각이 벌이지고 있는데 과연 외환은행 인수 후 몸집이 더 커진 상황에서 내부감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