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법’ 3분기 도입...하반기 보험업계 실적 ‘변수’ 부상
‘전진법’ 3분기 도입...하반기 보험업계 실적 ‘변수’ 부상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8.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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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혼란 줄고 비교 신뢰성 더 커진다” 긍정적 해석
“소급법 비해 계약서비스마진 감소 우려” 부정적 전망도 나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새 회계기준(IFRS17) 적용 방식에 대해 올해까지 소급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이번 가이드라인을 3분기부터 반영하기로 하면서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은 전년 대비 눈에 띄는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덕에 상반기에도 높은 성적표를 받았다. 

KB금융 계열 KB손해보험의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소폭 감소해 지난해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같은 기간 보험영업 손익은 11% 감소했지만 투자영업 손익은 162%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은 21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13.1% 증가했다. 이 기간 투자영업 손익은 400% 가까이 올랐다. 신한금융지주 계열 신한라이프는 같은 기간 31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 NH농협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1415억원을 기록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1413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수직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생명은 같은기간 1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9% 줄었다.  

이같은 호실적은 늘어난 투자영업 이익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9일에는 롯데손해보험, 14일에는 삼성화재·삼성생명·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실적에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완벽히 반영되지 않아 오는 3분기가 돼야 실제 성적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내에서도 2분기 보험 실적은 1분기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 간 의견이 분분했던 전진법과 소급법 중 '전진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진법은 회계 변경 효과를 해당연도와 미래 손익으로 전액 인식하는 방식이다.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지난달 27일 보험사 CEO와 생명‧손해보험협회장 및 회계법인 감사부문 대표를 대상으로 열린 'IFRS17 가이드라인 회계처리 관련 설명회'에서 전진법 적용을 원칙으로 하되 올해 연말까지 조건부로 소급법 적용을 허용했다. 다만 재무제표 소급 재작성과 관련해 수정사항 발생에 고의가 확인되면 비조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회계 변동 사항을 과거 재무제표에 적용해 인식하는 소급법에 비해 전진법은 이익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감소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예실차가 크면 CSM 조정 역시 클 수 있기 때문에 예실차가 적은 회사가 더 높은 실적 가시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주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집계된 예실차 비율에 따르면 생보사가 손보사보다 비율이 더 높고 편차가 컸다. 예실차가 적을수록 보험사들이 세운 계리적 가정의 정확성은 높음을 의미한다.

생명보험협회가 발표한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예실차 비율이 가장 낮은 생보사는 AIA생명(0.39%)이었으며 그 뒤를 처브라이프(-0.84%), 동양생명(-1.04%), 라이나생명(-1.84%), NH농협(-2.47%)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나생명은 예실차 비율이 –31.01%로 손실이 가장 컸으며 DB생명(-25.43%), 한화생명(-18.7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신한라이프(23.12%), KB라이프(14.86%) 등은 보수적인 가정으로 예실차 비율이 높았다.

손보사의 경우 올 1분기 주요 8개사 중 예실차 비율이 1% 미만인 곳은 KB손해보험(-0.28%)과 한화손해보험(0.67%) 두 곳이었으며 뒤이어 DB손해보험(1.97%), 삼성화재(3.27%) 순으로 낮았다.

반면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는 예상비용을 보수적으로 잡아 각각 9.29%, 8.49%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낮게 잡은 현대해상은 -5.32%를 기록했다, 

한편 회계제도 전환 이후 과열 양상을 보이는 신계약 판매 경쟁은 내년부터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비 예실차 확대는 사업비율 가정 상승으로, 보험금 예실차 확대는 손해율 가정 상승으로 이어져 신계약 CSM 자체가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소급법 적용을 한시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가이드라인이 반영되는 3분기 실적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일부 보험사들은 기존보다 계리적 가정을 보수적으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CSM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3분기부터 전진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혼란도 줄고 비교 신뢰성도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증권은 신계약 경쟁 영향으로 보험대리점(GA)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2023년 GA는 신계약 경쟁에 따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보험 판매 채널 내 높아진 GA의 위치를 고려하면 향후 수익성 개선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판분리 트렌드로 판매 채널 내 GA의 중요성이 확대된 상황을 고려하면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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