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법정관리..8000억대 PF대출 ‘결정타’
삼부토건 법정관리..8000억대 PF대출 ‘결정타’
  • 김영덕
  • 승인 2011.04.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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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저주의 서막’..동양건설산업도 위험 ‘부도 공포확산’

[이지경제=김영덕 기자]중견 건설사인 삼부토건이 무너졌다. 이른바 잠실지역개발과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중추 역할을 했던 삼부토건이 12일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

 

삼부토건의 갑작스러운 법정관리 소식에 건설업계는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건설업계에서는 ‘PF의 저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LIG건설이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삼부토건까지, 건설업계에서는 이른바 ‘4월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것.

 

한때 토건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던 삼부토건이 이 지경까지 가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서울 강남의 헌인마을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공 공사 발주 감소 등으로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나빠진 것도 삼부토건을 무너지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황금 알 낳을 것’ 같았던 헌인마을 프로젝트..‘쪽박으로 전락’

 

삼부토건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헌인마을 프로젝트는 판잣집과 영세 가구공장이 몰려 있는 내곡동 일대에 분양가 50억원대의 고급 단독주택 타운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체 13만2397㎡에 261가구의 단독·연립주택을 지을 계획으로 2006년부터 추진해왔다.

 

특히 이 사업은 공동 사업자인 동양건설산업과 함께 2006년 4월 우리강남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세워 은행권에서 총 4270억원의 PF 대출을 받았다. 여기서 포인트는 PFV가 빚을 못 갚으면 두 회사가 해당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돼 있다는 것.

 

두 회사가 적극 추진했던 헌인마을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에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빌라를 줄이고 단독주택을 늘리는 개발계획안으로 통과돼, 인·허가가 과정에 많은 시간을 뺏겼다.

 

또한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부동산개발업계의 한 관계자는 “강남지역의 고급주거지로 개발이익이 예상됐지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지연된 사업비가 분양가를 끌어올렸고 수익성이 떨어졌다”면서 “매수자 또한 급격히 줄어들어 분양 가능성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결국 5년간 사업을 벌여온 우리강남PFV는 지난해 말 누적결손금 23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

 

이와 관련, 삼부토건 관계자는 “PF 대출 연장과 법정관리 신청을 놓고 고심하다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자산매각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회사에서는 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인마을 PF 대출 만기 도래..동양건설산업도 빨간불

 

현재까지 삼부토건이 대출받은 PF 대출은 헌인마을 사업을 포함해 8000억~9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또한 PFV는 삼부토건(25.5%)과 동양건설(25.5%), 아르웬(42.0%) 등이 주요 지분을 갖고 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4월 서울 내곡동 헌인마을 부동산을 담보로 1년 만기의 ABCP 427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13일 2500억원, 14일 1770억원이 각각 만기가 도래한다. 동양종금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삼부토건의 ABCP를 일부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상태다.

 

삼부토건은 이날 PF대출 만기 연장을 위해 추가 담보를 내놓을 것을 우리은행 등 대주단으로 부터 요구받았다. 이에 삼부토건은 서울 역삼동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을 추가담보로 카드를 내놓았지만 파트너였던 동양건설산업의 담보여력이 충분치 않아 대출 연장은 결국 숲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헌인마을 프로젝트에 파트너로 나선 동양건설의 행보도 관심사다. 아파트 브랜드 '파라곤'을 사용하는 동양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 35위에 해당하는 중견 건설사로 동양고속건설그룹의 계열사로 알려졌다.

 

삼부토건에 이어 동양건설도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이에 채권은행 관계자는 “13일 만기 도래하는 2000여억원을 당장 갚을 방법이 있겠느냐”며 “ 사 측과 연락도 안 되고 있는데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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