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뱅크’ 탄생 물 건너가나..금융권 악재 ‘산재’
‘메가뱅크’ 탄생 물 건너가나..금융권 악재 ‘산재’
  • 김영덕
  • 승인 2011.04.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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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사태.전산사고 등 악재로 인해 추동력 유실 가능성..강만수 행보가 시금석

[이지경제=김영덕 기자]올해 금융권의 최대 이슈였던 인수합병(M&A) 문제가 최근 불거진 악재들로 인해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농협?현대캐피탈 전산 사고 사태 등으로 금융권 내부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이슈가 돼버렸고 외부 변수마저 인수합병 시장을 뒤흔들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 사태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우리, 신한, 하나 등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영업경쟁 돌입에 들어간 태세다.

 

금융지주사들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을 먹어 덩치를 키우지 않으면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져있다는 것.

 

 

이런 가운데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지난달 취임하면서 산업은행의 민영화와 메가뱅크(초대형은행)탄생이 금융권의 핵심이슈로 재부상 했다.

 

특히 우리금융과 산은금융의 합병,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들의 통폐합 등 온갖 설이 다시 나돌기 시작했다는 것.

 

강 회장을 임명제청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산은금융의 최대현안에 대해 “민영화와 구조개혁”이라며 “믿고 통으로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도 “강 위원장의 등장은 금융 빅뱅이 생기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메가뱅크 탄생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를 뒷받침 하듯 현행 산업은행법에 따르면 기업공개(IPO) 등 민영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마친 뒤 2014년 5월까지는 산업은행의 최초 지분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맞물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한 로드맵을 2분기 중에 내놓겠다고 밝혀 두 금융지주사간의 합병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 안팎의 환경은 ‘메가뱅크 탄생’에 불리한 조건들이 즐비해 있다. 우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지지부진하면서 무작정 몸집 키우기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회의론이 일기 시작했고, 과당경쟁에 따른 ‘카드 대란 위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의 외형경쟁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저축은행 사태를 비롯해 PF 부실, 현대캐피탈과 농협의 전산보안 문제 등이 터져 금융당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민영화와 메가뱅크라는 큰 과제를 챙길만한 여력이 없다는 것.

 

지주사 회장들도 최근 금융당국의 부탁을 받고 부동산 PF 등 '급한 불 끄기'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메가뱅크’의 시금석으로 여겨지고 있는 강 회장도 취임 후 금융당국 수장을 맡고 있는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일단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지분매각은 체질개선 성과, 국내 금융산업 발전, 국내외 시장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탄력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김석동 위원장도 "메가뱅크라는 말을 누가 지어냈느냐.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금융산업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다"라며 잘라 말했다.

 

여기에 민영화를 포함한 국내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4.27 재보선’ 이후 개각 과정에서 물러날 수 있기 때문에 장담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약 2년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메가뱅크와 같은 큰 그림을 그리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이다.

 

2008년부터 추진돼온 산업은행의 민영화가 여태 지지부진한 것에서 보듯 차기 정권에서나 M&A 또는 메가뱅크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합병 대상으로 거론되는 한 금융기관의 고위 관계자도 "내년에는 총선까지 있어 M&A에 나서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반면 KB, 우리, 하나 등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이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고, 강 회장도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어느 순간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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