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원화사용을 위한 외화대출”
[이지경제=성이호 기자]최근 기획재정부가 단기 외채 급증 요인으로 ‘김치본드’를 지목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국제수지에서 지난달 우리나라 단기차입은 67억2000만달러로 지난 2008년 8월의 68억1000만달러 이후 31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재정부는 “지난해 김치본드 발행액이 61억 달러였는데 올해 1분기에 이미 37억 달러가 발행됐다”고 밝혔다. 외채 증가 요인을 김치본드로 보는 것이다.
김치본드란 원래 해외기업이 국내에서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해외 기업이 채권을 발행한다.
현재,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국내 기업들까지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한다는 것이다. 국내기업이 김치본드를 발행하면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이 해외에서 장기자금이 아닌 단기자금으로 달러를 차입해 김치본드를 인수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단기차입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정부 쪽의 판단은 기업들이 원화자금이 필요한데도 국내외 금리차익을 노리고 원화를 빌리는 대신 외화채권을 발행한다는 것이다. 일부 금융업계 관계자들도 사실상 김치본드 발행 목적을 원화사용을 위한 외화대출로 보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외국환은행이 거주자에 사모형식으로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할 경우, 해외용도로만 사용이 제한돼있는 현행 규정을 편법으로 이용, 공모형식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부분이 있는지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성이호 sung2ho@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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