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심상목 기자]서울 도봉구 창동민자역사 사업이 시행사의 부실 경영으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에 관여한 한화투자신탁(이하 한화투신)도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시행사 경영진들이 사업 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한화투신 직원에게 뇌물을 주고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사실로 드러나면서부터다. 이러한 불법 대출로 인해 한화투신은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찰과 사정 당국 등에 따르면 한화투신 전 직원 A씨는 지난 5월 13일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시행사가 창동역사 인수자금 310억원에 해당하는 대출채권 펀드 설정과 관련해 거액의 사례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특히 지난 2008년 9월부터 2009년 5월까지 모 부동산컨설팅 업체 임원으로부터 창동역사지주회사 인수대금 310억원 대출채권 펀드 설정과 관련해 각종 편의제공의 대가로 사례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례금을 챙긴 A씨는 자신이 다니던 한화투신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관광진흥개발기금 160억원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문화예술진행기금 150여억원이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를 만들었다.

 

이후 창동역사지주 회사 인수대금과 관련한 금융기관 대출채권 펀드를 위 펀드가 인수하는 방법으로 310여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러한 불법 대출을 알선해 주고 3차례에 걸쳐 1억5000여만원을 사례금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업계에서는 A씨의 범행으로 한화투신이 불법 대출 피해액인 310억원의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한화투신은 아직까지 손해라고 단정 지을만한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투신 관계자는 “창동역사가 지급보증을 해준 상태이며 사업 지분 67%를 담보로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창동역사 지분은 한국철도공사가 31.25%(150만주), (주)서초엔터프라이즈 67.29%(323만주), (주)금비 1.04%(5만주), (주)코레일유통 0.42%(2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투신 측은 창동역사 사업이 중단되면서 이로 인해 대출금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시장 안팎의 지적과 달리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코레일이 30% 넘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만약 시행이 중단될 경우 각종 크고 작은 민원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이유로 사업재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투신은 A씨와 관련한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피해가 발생할 경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관계자는 “A씨가 회사를 퇴사한 이유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소문으로 접했다”면서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확정 판결이 나오게 되면 민사 혹은 형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목 sim2240@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