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성이호 기자]사상 최대 주가 조작으로 물의를 일으킨 ‘글로웍스’의 수법 내용이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해외자원 개발업체 글로웍스 박성훈 대표는 700억원이 넘는 주가 조작 사건을 저지르며 호재성 허위정보 유포, 외국자본과 결탁해 편법을 정상투자로 둔갑케 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대표는 1990년대 국내 최초의 온라인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을 세워 ‘벤처신화’를 쓴 인물. 하지만 역대 최고액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난 2009년 4월 ‘글로웍스’는 주가 상승을 위해 몽골 보하트 금광개발사업과 관련한 호재성 허위정보를 시장에 유포했다. 이와 같은 시세조작으로 글로웍스 주가는 545원에서 5개월 만에 2330원으로 327% 급등했다. 이후 사업부진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자 국제금융중개인 이모(44)씨를 통해 외국계 헤지펀드를 끌어들였고 555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박 대표는 또한 투자회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의 김준홍 대표(44), 건설업자 조모(68)씨와 원금보장 및 5대5 수익 분배 등의 내용을 담은 이면계약서를 체결키도 했다. 조사 결과, 글로웍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여 행사하게 한 뒤 허위 공시로 주가가 급등하던 때 이를 매도해 각각 124억원, 24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불법 행위로 챙긴 부당 이득액은 703억원에 달했으며, 수익 분배 약정에 따라 62억2000만원은 김씨에게, 14억원은 조씨에게 돌아갔다.
사건을 맡은 검찰은 김씨 등과 체결한 '5대5 약정'은 공시의무를 회피할 수 있었고 자기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도 정상 투자가 이뤄진 것처럼 가장할 수 있어 일종의 '은닉계좌'같은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박 대표의 범죄는 주가조작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0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글로웍스와 자회사인 글로웍스커뮤니케이션즈의 자금 및 유가증권 791억원가량을 빼돌려 채무상환과 주식취득, 시세조종을 위한 종자돈 등으로 쓰기도 했다. 또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거액을 대출받으며 글로웍스 등의 명의로 약속어음을 발행하거나 보증서를 써 회사에 186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9일 박 대표를 구속 기소한 데 이어 주가조작에 가담한 김씨도 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씨와 조씨 등 3명은 불구속 기소됐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한, 지난 3월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본사를 압수수색할 때 사무실 금고에서 발견한 175억원대 수표와 금괴에 대해 계좌추적과 유통 경로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성이호 sung2h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