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사용권이 없는 업자로부터 제공받은 유명 브랜드 가방을 경품으로 제공한 SK텔레콤에 항소심도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5부(재판장 황한식 부장판사)는 프랑스 패션업체 ‘레노마(RENOMA)’의 한국 내 상표권자 두루케이가 SKT와 가방 납품업자 채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SKT 등은 두루케이에 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SKT는 채씨가 정당한 상표사용 허락을 받았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가방을 소비자들에게 제공, 두루케이의 전용사용권을 침해한 만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SKT가 비록 가방을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하더라도 ‘레노마’ 상표를 사용한 가방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고 본래 상표인 ‘RENOMA’와 가방에 부착된 ‘renoma’는 대·소문자 차이만 있을 뿐 호칭 등이 동일한 점, ‘신규 가입 고객에게 레노마 가방을 증정한다’고 홍보한 점 등으로 미뤄 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한 기간과 정도, 물품공급계약상의 대금 등을 고려, 손해배상액을 4000만원으로 제한했다.
채씨는 지난 2007년 1월 ‘레노마’의 한국 내 상표권자인 두루케이로부터 수영복 등에 ‘RENOMA’ 상표 사용 허락을 받은 A사와 ‘renoma’ 상표를 부착한 가방 물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가방 2만3000여점을 SKT에 납품했다. 두루케이는 SKT가 이 가방을 신규 가입 고객에게 경품으로 지급하자 상표권 침해라며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김봄내 kbn@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