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김영덕 기자]최근 금융당국이 친서민 정책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나서고 있지만, 보험사가 운영 중인 소외계층 대상 상품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자녀 혜택을 주는 보험 상품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가운데 현재 신한생명만이 유일하게 저소득층을 위한 보험상품을 취급하고 있다는 것.

 

신한생명이 지난 4월 출시한 '저소득층 우대특약'은 별도의 보험료 부담없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만 제출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입절차가 간단하고 증명서 발급 또한 인터넷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신한생명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보험료가 저렴한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는 저소득층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상해보험, 건강보험 등 보험료가 낮은 보장성 보험에도 추가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기본적인 보험에도 들기 어려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많아서 저소득층 우대특약의 경우 가입자가 14명 밖에 안 돼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2007년 11월부터 업계 최초로 신한생명이 개발한 '장애인 우대특약' 또한 가입자가 5천500여건에 그치고 있다는 것. 이 특약은 장애인 또는 그 가족이 보험가입 시 보장성 보험 2%, 저축성 보험 2%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자녀 가정 우대 특약 또한 운영 중인 보험사는 신한생명과 동양생명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한생명은 형제ㆍ자매가 2인 이상인 다자녀 가족에 대해 주계약 보험료의 0.5~1%를 할인해주는 '다자녀 가정우대 특별계약'을 판매하고 있으며, 동양생명은 모든 어린이 보험 상품에 대해 다자녀 가정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보험 상품 판매를 외면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은 은행처럼 무료로 계좌를 트거나 우대 금리 상품 등을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보장성을 전제로 하는 상품이다”면서 “보험사는 일단은 보험에 들어야만 소외계층에도 각종 특약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저렴한 보험조차 가입하려는 저소득층이 없는 상황에서 특약 제도를 만들어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업계에서는 미소금융에서 위탁을 받아 저소득층을 위한 보험 사업을 통해 사회 공헌에 일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당국은 보험사들이 돈을 출연하는 게 아니라 미소금융의 소액보험 사업을 대리하는 데 불과한 수준이라는 지적했다.

 

현재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알리안츠생명, 신한생명, 우리아비바 등 6개사는 미소금융을 통해 소액보험(희망사랑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 일부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거의 무료로 보험에 가입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