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임준혁 기자]삼성중공업이 단일 조선소별로 집계하는 수주잔량 통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지난 달 말 수주잔량은 총 206척, 956만7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집계돼 6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최근 그리스 선주사인 테나마리스사로부터 16만㎥급 LNG선 1척을 추가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선만 17척을 수주하며 업계에서 LNG선 건조 명가로 평가받아 온 대우조선해양을 멀찍이 따돌리며 해당 선종의 새로운 왕좌에 등극했다.
또 이달 초에는 LNG 운송효율을 높이고 안전한 화물 운송이 가능한 화물창 제작기술 국산화에 성공함으로서 해외로 나가던 기술료 유출을 막아 해당 선종 건조 경쟁력도 제고시켰다.
8월 말 기준으로 총 175척, 820만3000CGT를 기록한 대우조선해양은 3개월 연속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대우조선은 지난 달 현대상선으로부터 1만3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한데 이어 미국 엑셀러레이트사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인 17만3400㎥ 급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기를 수주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노르웨이 시추선 전문 운용사인 송가오프쇼어사로부터 11억달러 규모의 반잠수식 시추선 2기를 수주하는 등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수주목표인 110억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국내 조선업계의 맏형격인 현대중공업은 같은 기간 총 178척, 691만5000CGT(군산조선소 포함)의 남은 일감을 기록하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에 이어 3개월 연속 3위에 그쳤다.
지난달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15만5000m³급 LNG선 2척을 수주하는데 그친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대부분의 선박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해왔던 현대상선과 지분 보유 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뺏기고 말았다.
그렇지만 최근 세계적 원유·가스 시추회사인 노블드릴링사로부터 약 6000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을 추가로 수주하며 해당선종(드릴십) 분야에서 올해 삼성중공업을 맹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비조선 사업부문에서 최근 투자 및 수익이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도 현대중공업의 월간 수주잔량이 3위로 추락했다는 데 큰 의미부여를 둘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최근 현대중공업은 러시아에 고압차단기 공장을 설립하고 연해주 지역에 농장을 인수하는 등 전기전자, 건설장비, 자원개발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전 세계 신조 발주 수요가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국내 조선사의 수주소식도 뜸하다”면서도 “하지만 LNG선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발주가 기대되고 있고 자원개발에 따른 드릴십 및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이들 3대 조선소에서 연말까지 새 일감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임준혁 kduel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