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조호성 기자]최근 들어 유럽발 재정불안감이 급속히 커진 가운데 외풍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국내 투자 시장의 침체 국면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 환율 등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투자 시기를 조율해 나가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매수점으로 제시된 1750선이 무너진 이후 주식 시장은 패닉에 빠졌고 환율은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200원대에 근접했다. 전날 코스피가 기록한 1652.71포인트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코스닥 시장 역시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정책공조와 경기부양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증시가 다시 변동성 확대국면을 맞고 있다”면서 “대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유럽 금융기관들의 자본확충 필요성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유럽사태가 재정위기에서 신용위기로 변질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세대응에 있어서도 외부여건 변화에 따른 변동성에는 꾸준히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는데 주가 수준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추격매도보다는 저점매수 기회를 타진해 나가는 게 바람직해 보이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주식에 대한 대체 투자처로 여겨지던 채권시장 역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불안감이 전이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전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6% 올라 3.51%를 기록했다. 5년 만기 국고채 역시 0.05% 상승한 3.61%를 나타냈다.
환율 역시 1200원선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불안감은 가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명동 등의 환전상들은 1200원대 이상에서 달러를 매입하는 상황으로 연말까지 환율이 계속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가 퍼져있다.
한 외환 전문가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면 외환당국의 개입이 뚜렷해 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5월 환율이 1150원을 넘어서기 시작한 이후 정부의 구두개입이 시작됐고 1250원이 넘어선 시점에서는 본격적인 정부 개입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1200원 이상에서부터는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고점으로 여겨지는 1250원은 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외부적으로는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달러의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호성 ch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