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3분기 4대 악재 직면
조선업계, 3분기 4대 악재 직면
  • 임준혁
  • 승인 2011.09.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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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 상승, 수주·선가 하락…2년 전 생계형 수주로 실적 악화 예상

[이지경제=임준혁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후판가 상승 및 선가하락, 수주 감소에 2년 전 생계형 수주를 통해 건조한 선박의 인도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등 4가지 악재에 직면해 있다.

 

올 들어 지속된 원자재(조선용 후판) 가격 상승과 선가 하락이라는 악재를 드릴십 등 해양 플랜트 수주로 버텨왔던 주요 조선사들은 3분기 비중 있는 신규 수주소식을 전해 오지 않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Big)3'의 3분기 수주금액은 78억1000만달러로 집계되고 있다.

 

1분기 128억9000만달러로 힘차게 출발한 이들 빅3의 수주액은 3분기와 함께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에 드릴십,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소나기 수주로 21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유럽의 금융위기와 미국의 더블딥 우려가 지속되면서 선박과 해양 플랜트 수주가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빅3의 수주가 고유가로 인한 자원개발 이슈가 작용해 중국을 제치고 수주량 1위를 탈환했다”며 “최근에는 경기 침체로 선박 발주가 아주 뜸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분기 머스크사로부터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한 대우조선은 3분기 들어 8월 말 현대상선으로부터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지난 2분기에 28척, 98억달러를 수주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던 삼성중공업도 3분기 들어 9척, 26억달러 어치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선박 신규 수주량은 45척, 280만DWT(재화중량톤수)에 그쳐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선가 하락 역시 빅3를 비롯한 국내 주요 조선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벌크선과 탱커선(유조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신조 선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선박가격지수가 지난해 4월 이래 가장 낮은 140.8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처럼 선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 선박이 많이 공급돼 최근 신규 수주 때도 제값을 받기가 힘들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2008년 선가를 고점으로 할 때 올해 선박 가격은 25% 정도 하락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 올 상반기 32만DWT급 탱커선의 평균 신조 선가는 1억200만달러로 지난해 평균보다 2.9% 낮았고, 18만DW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도 5.3% 하락한 5400만달러에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8800TEU급 컨테이너선도 탱커 벌커보단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지만 0.5% 내린 9450만 달러로 신조 선가가 책정되고 있다.

 

여기에 치솟는 후판가격도 조선사들의 수익성 악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박 제조 원가에서 후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0%에 달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후판가격을 톤당 95만원에서 111만원으로 16만원 인상했다.

 

조선사들은 기존에 싸게 확보해 둔 재고 물량을 활용하고 있지만 조만간 이마저도 바닥날 처지에 놓여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연말로 갈수록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네 번째 악재는 바로 2~3년 전 국내 조선사가 해 온 ‘생계형 수주’의 저주다.

 

업계에서는 지난 2008년 하반기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들 빅3가 수주한 선박의 신조선가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하락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통상 조선사들이 수주한 선박은 건조가 완료, 선주사에 인도되면서 매출에 반영되는데 2009년 저가로 수주한 선박들이 이번 2분기 매출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2009년 조선시황이 최악이었던 당시 빅3들도 조선소 운영을 위해 낮은 선가라도 선박을 수주하는 '생계형 수주'를 해 왔다"며 "이러한 수주행위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일부 대형 조선사는 기존 수주잔량 만으로 버틸 수 있다고 판단, 아예 상선 부문의 수주를 포기했다"고 언급했다.

 

즉, 당시로썬 조선소 운전자금 등을 위해 이들 빅3도 부득이하게 생계형 수주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들 선박이 인도되는 올해 2분기부터 낮은 선가가 매출에 반영돼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 7% 줄어들었다.

 

생계형 수주와 관련, 지난 2008년 10월 초 까지만 해도 9800만달러를 호가하던 18만DW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신조선가가 중순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더니 2009년 6월 경에는 6500만달러까지 내려갔다.

 

케이프사이즈 벌커의 신조선가 하락폭이 이정도로 컸기 때문에 2009년 수주한 선박이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3분기 이후부터는 실적 악화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임준혁 kdue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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