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조경희 기자]이은욱 피죤 전 사장에 대한 청부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윤재 피죤 회장이 지난 5일 경찰에 출석해 8시간 가량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조사에서 이 회장을 상대로 이 전 사장에 대한 폭행 지시 여부와 폭행을 대가로 회사 임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3억원의 출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이 전 사장에 대한 청부폭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사장으로 취임한지 4개월만인 지난 6월 이 회장에 의해 해임되자 피죤을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냈다.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달 5일 이 전 사장은 귀갓길에 괴한 3명으로부터 폭행당했다.
경찰은 이 전 사장을 폭행한 폭력 조직 무등산파 소속 조직원 김모(34)씨 등 3명과 이를 청부한 피죤 영업본부 인사·재무 담당 김모(50) 이사를 구속했다.
지난 4일에는 김 이사가 사용했던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피죤 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피죤 업본부 인사·재무 담당 김모(50) 이사는 26일 부산·경남 등 남부지역 사무소로 발령받은 바 있다.
경찰은 7일 이 회장에 대한 재조사를 토대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한편 피죤은 섬유유연제 부문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에 빼앗긴 데 이어 3위 자리까지 내줄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의 1인자였던 피죤은 올초 샤프란(LG생활건강)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3위 쉐리(옥시)와의 격차도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LG생활건강 샤프란은 지난 7~8월 시장점유율 43.5%를 기록한 반면 피죤의 점유율은 27.1%까지 추락했다.
피죤은 올 1~2월 점유율 35.8%를 기록하며 7%포인트 차로 샤프란(42.6%)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3~4월 샤프란 43.7%, 피죤 27%로 점유율 격차가 16.7%까지 벌어졌고 7~8월까지 비슷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3위인 쉐리는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14.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다 3~4월을 지나면서 19%대로 껑충 뛰어올라 피죤과의 격차를 8%대로 좁혀 나갔다.
피죤은 1978년 국내 최초의 섬유유연제를 선보인 뒤 약 50%에 가까운 높은 점유율을 지켜왔다.
하지만 차별화된 신제품 출시에 소홀하면서 지난해 연간 점유율이 45% 이하로 하락했고 최근 점유율은 27%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피죤 전 사장 이은욱씨는 유한킴벌리에서 점유율이 추락하고 있는 피죤을 '살리기' 위해 영입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사장 폭행사건, 품질 관련 문제로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피죤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조경희 khch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