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견재수 기자] ‘부의 상징’이라고 까지 일컬어지던 고급주거 트렌드 ‘주상복합’, 최근 실속 있는 주택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수도권에 분양된 주상복합 물량은 총 859가구. 이는 2003년 공급물량을 조사한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2010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무려 2,575가구나 줄어들었다.
서울 잠실의 한 최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는 20~25억원(228㎡)정도 갔던 시세가 17~23억원 정도로 적게는 2억에서 많게는 3억원까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거래자체가 아예 없다.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서울 목동, 성남 분당 일대의 랜드마크로 조목받았던 주상복합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모두 매매시장에서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신규 공급물량까지 끊긴 상태다.
주상복합은 아파트에 비해 조경이나 녹지공간이 부족하고,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위치하므로 아이들이 유해시설에 노출되기 쉽다는 단점이 제기되고 있다. 또 고가의 대형평형으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비싸고 환금성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요즘과 같은 불황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건설사가 주상복합 사업을 망설이면서 전국적으로 1조 3000억원 규모의 미분양 주상복합용지도 쌓여만 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주상복합은 주거공간으로서 전용률이 떨어지고 일단 비싸다는 인식이 있다”며 “상업지역이나 준주거 지역에 들어가기 때문에 분양가가 높아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고급주거지라는 아성을 쌓으며 주거 트렌드를 이끌던 주상복합이 이젠 ‘실속’과 ‘착한 가격’으로 바뀌고 있는 주택시장에서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견재수 kyuncruis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