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조경희 기자]좀처럼 할인에 인색했던 피죤이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돌입하면서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피죤은 이달 들어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이마트에 따르면 피죤은 13일부터 이달 말까지 2.1L 4종(블루비앙카, 화이트, 핑크, 미모사)을 정상가인 5700원에서 35% 정도 할인된 3700원에 팔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역시 13일부터 19일까지 주요 제품들을 35%가량 싼 값에 파는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8일부터 14일까지 롯데마트에서 ‘1+1 할인 행사’를 진행한 바 있는 피죤은 약 한 달 만에 다시 할인 행사를 시작한 셈이다.
이를 두고, 올해 초만 해도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로 절대적인 강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시장 점유율이 20%까지 하락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피죤은 그동안 마트에서 진행되는 1+1 할인행사 등에서도 인색한 모습을 보여왔다. 또 수익성 악화를 위해 대형 마트 등에서 1+1 행사 등을 철수해 소비자들로부터 '비싸다'는 불만을 듣기도 했다.
특히 이 불만은 '피죤의 품질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소비자 의견과 맞물리면서 피죤 불매운동으로 이어져왔다. 품질은 향과 계면활성제 등 섬유유연제의 핵심 원료를 저가품으로 교체하고 함량을 줄여 이익을 남겼다는 의혹 때문이다.
여기에 이 회장이 전 사장인 이은욱씨를 상대로 청부, 폭행한 혐의를 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는 등 물의를 일으킨 사건 등이 일파만파로 보도되면서 피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회장이 이은욱 전 사장을 상대로 한 사주 폭행 관련 조사가 진행되면서 피죤은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의 1인자에서 샤프란(LG생활건강)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3위 쉐리(옥시)와의 격차도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LG생활건강 샤프란은 지난 7~8월 시장점유율 43.5%를 기록한 반면 피죤의 점유율은 27.1%까지 추락했다.
반면 3위인 쉐리는 올해 1~2월까지만 해도 14.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다 3~4월을 지나면서 19%대로 껑충 뛰어올라 피죤과의 격차를 8%대로 좁혀 나갔다.
'빨래엔 피죤'으로 통하던 섬유유연제 시장 1위 피죤의 몰락은 피죤 이윤재 회장의 인간경시경영, 회사 공금 유용 및 탈세 등의 비리와 청부 폭행 의혹이 불러일으키면서 피죤의 이미지 추락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은욱 전 사장 폭생 사주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은 법원의 영장실질실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두, "이제 후선으로 물러나려 한다"고 밝히며 사실상 혐의를 시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경희 khch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