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76명 기소 비리 9조' 적발했지만...‘앙꼬 없는 찐빵?’
부산저축銀 '76명 기소 비리 9조' 적발했지만...‘앙꼬 없는 찐빵?’
  • 김영덕
  • 승인 2011.11.0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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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 부실대출 등 7000억 적발…로비 의혹 상당수는 미제로 남아

[이지경제=김영덕 기자] 8개월여 동안 수사 해온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수사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 광주지검 등 지난 3월부터 8개월 동안 이어진 부산저축은행 등에 대한 수사 결과가 2일 발표됐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을 수사하면서 3300여명을 조사하고 76명을 기소해 9조원대의 금융비리를 적발했다. 이번 수사는 단일사건으로는 사상최대 규모라는 것. 하지만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풀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축은행 비리 뚜껑 열어보니 비리 종합백화점

 

2002년 상호신용금고에서 이름이 저축은행으로 바뀌고 여신한도가 확대되는 등 공신력이 덧칠되면서 저축은행은 천군만마를 얻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신력 부여는 불행의 씨앗을 잉태하게 만들었다.

 

수사 결과 저축은행은 금고 돈이 눈먼 돈으로 전락해 대주주와 경영진,금융감독당국과 정·관계 인사, 브로커가 앞 다퉈 나눠 가진 쌈짓돈에 불과했고, 서민들의 피땀 어린 돈을 아무런 자책감이 없이 써버렸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 회장 등 대주주 5명과 임원 15명은 법상 대출한도를 회피하기 위해 '바지사장'을 내세워 100개가 넘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했다.

 

이후 박 회장 등은 SPC를 통해 납골당,아파트,선박,캄보디아 사업 등에 간여 했고, 이 과정에서 4조5900여억원을 불법 자기대출과 1조2280억원을 부당대출하며 흥청망청 써 버린 것이다.

 

박 회장 등은 금융위기를 맞은 이후에는 퇴출저지와 검사 완화를 위해 브로커를 통해 정 · 관계 로비에 주력했다. 이 결과 청와대 김두우 전 홍보수석비서관, 감사원 은진수 전 감사위원,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서갑원 전 국회의원 등에게 각종 청탁과 로비 자금으로 거액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금융감독원장 취임 직전 부인 명의로 보유한 아시아신탁 주식 4만주(4% · 시가 4억원)를 규정대로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지 않고 명의신탁 형태로 보유한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로 김종창 전 금감원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마무리 지었다.

 

다만 검찰은 아시아신탁이 지난해 6월 자금난을 겪던 부산저축은행에 90억원을 출자한 것과 관련,김 전 원장이 은행 측과 유착했거나 구명 로비한 증거는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삼화저축은행의 3200여억원 불법대출 비리를 수사 하면서 신삼길 회장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감독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금감원 김장호 부원장보 등 21명을 불구속기소했다.

 

광주지검 특수부도 이날 보해저축은행 비리 수사 결과 6000억원대의 금융비리를 적발했다. 이후 오문철 행장과 박종한 전 행장,대주주인 보해양조 임건우 전 회장 등 38명을 기소(구속 21명)하면서 8개월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뒤가 찜찜한’ 정·관계 로비의혹...결국 다 밝혀내지 못해

 

검찰은 이번 수사를 진행하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하면서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돼버렸다.

 

검찰수사 과정에서 로비의혹이 불거진 상당수 인사들의 경우 혐의가 없어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정선태 법제처장의 경우 검찰이 충분히 내사했지만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하고 결국 수사를 접게 됐다.

 

다만 박원호 금감원 부원장에 대해선 "좀 더 살펴볼 부분이 있다"고 말해 아직까지 수사가 진행 중임을 내비쳤다.

 

결국은 검찰은 로비스트 박태규의 입에만 의존하다보니 구체적인 정황이나 증거를 잡지 못하고 이번 수사를 마무리 짓게 됐다.

 

한편 검찰은 남은 의혹은 토마토 등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수사 중인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에 바통을 넘긴다는 방침이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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