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갑자기 채용규모 늘린 사연?
재계 갑자기 채용규모 늘린 사연?
  • 김영덕
  • 승인 2010.08.0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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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MB정부 비판’ 미운 털‥MB 친서민 강조 연일 ‘대기업 때리기’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이 친 서민, 중소기업 살리기 등 강조하면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발언 뒤에 나온 조치라 더욱 주목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진정한 국가경쟁력을 가지려면 대기업만 가지고는 안 된다"(5월14일) "대기업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6월20일) "대기업 캐피털 회사가 일수 이자보다 비싸게 받아서야 되겠나"(7월22일) "대기업이 투자를 안 하니까 서민이 힘들다"(7월23일) 등 대기업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와중에 대기업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은 28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개막한 제주 하계포럼에서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제 구실을 하라고 ‘쓴소리’를 해됐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천안함 침몰 등 국가 안보가 큰 위협을 받고 있는데 정부나 정치권이 국민에게 국가적 위기를 제대로 알리지 못해 국민도 이게 위기인지 아닌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종시 사업이 당리당략에 밀려 엉뚱하게 흘러가고 있고 4대강 사업도 반대 세력의 여론몰이에 중단될 위기"라며 "나라가 올바르게 나가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 국가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러자 이 대통령은 발끈하고 나섰고 전경련은 이것을 진화 하느라 진땀을 뺐다. 이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30일 한나라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환경 조성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함께해 줬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대기업들이 그에 상응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계속되는 MB ‘대기업 책임 강조’‥재계, 이대로 있으면 화 당할라 ‘화해 제스처’

 

5대 그룹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늘리는 것으로 화답했다는 것. 이에 삼성그룹은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4500명을 뽑을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당초 채용계획 4000명에서 500명 늘린 것이다. 상반기에 뽑은 3500명을 합하면 올해 대졸 신입사원 모집인원은 지난해(6500명)보다 23% 늘어난 8000명으로 고졸 및 전문대졸 신입사원과 경력사원까지 포함하면 올해 총 2만2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1만6700명)보다 30% 이상 증가한 규모다. 삼성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로 인력 수요가 늘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채용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강조했다.

 

LG그룹도 올해 1만명 가량 뽑을 계획이었으나 이미 상반기에 1만명 채용을 끝낸 데 이어 하반기에 5000명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LG 측은 “스마트폰과 차세대 TV 등 신성장 분야 연구개발(R&D) 인력 수요가 늘었다”며 애써 변명했다.

 

현대·기아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올해 상·하반기를 합쳐 5000여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4800명)보다 4% 이상 늘어난 규모다.

 

SK그룹은 하반기에 지난해(600명)보다 15% 이상 늘어난 700명가량을 뽑을 계획이었으나 채용 규모를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롯데그룹은 상반기 공채 650명과 인턴 550명을 뽑은 데 이어 하반기엔 지난해보다 10% 많은 1150명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5대 그룹 뿐만 아니라 포스코와 한진그룹, 현대중공업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포스코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으로 지난해보다 100명 많은 1000명을 뽑는다.

 

대졸 신입 650명을 포함해 올해 2400명을 뽑을 예정인 GS그룹은 하반기엔 지난해 대비 10% 많은 12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상반기 1790명을 뽑은 한진그룹은 하반기에 1500명을 더 뽑아 올해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7.9%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총 450명을 신규 채용한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 150명을 선발한 데 이어 하반기에 400여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행보가 아니냐며 볼멘소리가 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의 MB 정부 비판에 대해 청와대가 발끈했다는 소리가 있다”며 “국세청과 공정위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고 세무조사가 시작된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요구를 들어 줄 수밖에 없다. 다만 대기업은 대대적인 흑자를 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점이 재계로써는 약점이 될 수 없다”고 귀띔했다.

 

반면 MB의 이러한 ‘대기업 때리기’에 대해 국민들은 이러한 친 서민 정책에 대해 우호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취업준비생과 국민들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라는 것.  따라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5대 그룹의 행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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