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말 국내 굴지의 대기업 중 하나인 S그룹에는 조용한 회동이 있었다. 바로 계열사 홍보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이들이 모인 것에 대해 재계 정보라인들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정례모임이 아닌 긴급 모임의 성격이었기 때문이다. 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중요한 일이 진행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어 관심의 정도가 높았다.
이 모임의 내용은 이후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날의 화두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기업 발언 관련 대책회의였다.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홍보를 지양하자는 게 회의 안건의 주요 골자였다고 한다.
이 자리에선 특히 계열사별로 각사 보도자료의 수위를 최대한 낮추라는 그룹홍보실의 지시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후 계열사 중 하나인 A사가 사장 최대 분기실적을 내고도 홍보를 자제하는 등 친정부 정책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임원회동은 극히 보기 힘든 일”이라면서 “그만큼 그룹 사활을 걸고 움직일 만큼 이 대통령의 발언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귀띔했다.
신건용 sgy@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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