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 가는 기업…“자금조달은 급하고, 기댈 곳은 증권사”
기울어 가는 기업…“자금조달은 급하고, 기댈 곳은 증권사”
  • 조호성
  • 승인 2012.01.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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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전 직원, 억대 금품 수취 혐의로 검찰조사

[이지경제=조호성 기자]금융투자업계 도덕성 해이를 보여주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주가를 높여주겠다며 기업으로부터 억대의 자금을 받은 혐의로 증권사 전 직원이 검사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업계 신뢰성이 거듭 문제가 되면서 이번 사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서 근무한 A 씨는 자신이 근무하던 증권사가 코스닥 상장기업 E 사의 유상증자 주간 업무를 맡자 주가를 띄울 수 있다며 억대의 자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E 사는 지난해 6월 상장 폐지된 업체로, 매매거래정지 전 회사 임원들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고 2개월 사이 대표이사가 두 번이나 변경되는 등 내부적으로도 마찰음이 끊이지 않았다.

 

재무구조가 열악했던 E 사의 주가는 유상증자 이후 상승하기는커녕 하락세를 보였고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은 매매거래정지로 손실을 입어야 했다.

 

사건 개요를 보면 E 사는 2011년 1월 재무 상태를 개선키 위해 일반공모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목적으로 98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키로 한 E 사의 당시 청약률은 86%를 보였다. 미달된 주식은 잔액인수 계약을 체결한 유진투자증권이 떠맡아 지분율 4.41%로 최대주주가 됐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초 지분 전량을 매각했고 이에 따라 최대주주도 변경됐다. 같은 달 E 사는 결국 외부감사를 맡았던 H 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 진단을 내리며 상장 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E 사는 2009년과 2010년 당기순손실이 각각 327억원, 60억원에 달해 자금조달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재무 상태로 볼 때 투자유치가 어려운 기업이었으나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발행으로 E 사는 코스닥시장에서 몇 개월 버틸 수 있었다. 당시 E 사는 BW와 CB 발행으로 1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투자가 저조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자금이 유치됐다.

 

E 사의 주가는 기업 재무 상태를 볼 때 상승할 가능성이 희박했다. 매출이 나던 토양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의 자구 노력도 여의치 않아 순손실이 계속됐다. 목표했던 자금조달은 일부만 이뤄져 열악한 재무 구조가 시장에 퍼진 상황이었다. 따라서 인위적 시세 부양을 통하지 않고서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혐의를 받는 A 직원은 지점에서 1년 계약직으로 근무했고 투자금융(IB)업무에 관여할 부서에 있지 않았다”면서 “E사 자금조달 과정과 무관하다”고 전했다.

 

또, “검찰 수사를 받는 직원이 E 사와 어떤 친분이 있는지는 알 수 없고 지난해 회사에서 퇴사한 상태라 자세한 내용을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 내용도 보도를 통해 알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을 두고 증권가 관계자들은 이래저래 투자자들만 억울하게 된 사건이라고 전했다. 기울어 가는 기업으로서는 자금조달에 나설 수밖에 없고 투자금융(IB) 업무에 열을 올려야 하는 금융투자업계 현실도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품 수취 혐의를 받는 직원, 관리가 소홀했던 증권사 모두 재판 결과를 떠나 도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조호성 ch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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