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황병준 기자]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역대 두 번째인 54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됐다.
2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카드사용액(현금서비스 등 포함)은 54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2002년 카드대란 당시 사용액 619조1580억 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카드사용액은 492조99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12월 카드사용액을 50조 원으로 추정해 이 같이 전망했다. 해마다 12월 카드사용액은 전월보다 매년 1조∼5조원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작년 초부터 신용카드 사용 억제 정책을 폈는데도 2010년에 비해 50조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여 향후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도별 카드사용액은 카드대란 때인 2002년 619조1580억 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후 금융당국의 강력한 억제로 2004년 352조5060억 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2005년에는 360조6990억 원으로 다시 상승해 2007년 403조6070억 원으로 올라섰다. 이후 사용액이 꾸준히 늘어 2010년에는 493조736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월별 사용액은 1월 44조3천480억 원에서 5월 47조2260억 원까지 많아졌다가 6월에는 44조3830억 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당국이 카드억제책을 더욱 강하게 시행한 8월 이후 월별 사용액은 45조∼46조 원대로 오히려 많아졌다. 당국의 억제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은행들이 가계부채를 줄이려고 대출 등을 억제하면서 신용카드업이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당국의 카드억제책이 별다른 실효성이 없었던 탓도 있겠지만, 은행들이 건전성을 높이고자 대출 등을 자제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신용카드 쪽으로 몰린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카드사들이 과열 경쟁에 나서 카드 사용을 유도하거나 발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황병준 thesky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