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조경희 기자]지난 30년간 "빨래엔 피죤~!"을 카피로 섬유유연제 분야 최강자 자리를 군림하던 피죤이 지난해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죤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이윤재 회장의 청부폭력과 이로 인한 실형 선고 등의 '악재'에 따른 것으로 소비자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 막대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9일 시장조사업체인 닐슨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섬유유연제 샤프란은 작년 시장점유율이 43.3%를 기록하며 피죤을 누르고 수위에 올랐다.
출시 이후 2010년까지 줄곧 1위를 지켜왔던 피죤은 전년대비 15.4% 포인트 하락한 28.6%로 2위로 밀려났다.
3위인 옥시의 쉐리는 2010년 점유율이 12.3%에 불과했지만 작년에 18.3%로 몸집을 키우며 피죤과의 격차를 10% 포인트 선으로 좁혔다.
피죤이 이런 수모를 당한 것은 이윤재 피죤 회장이 청부 폭행 사건에 연루됐기 때문. 이윤재 회장은 지난해 이은욱 전 피죤 사장을 폭행, 사주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어 당분간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 회장은 구속 수감되기 전인 지난 10월 26일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다가 11월 7일 피죤의 사내 이사로 취임하며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어 구속 전 피죤 지분의 15.3%를 소유하고 있는 딸 이주연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으며 이 회장은 이후 구속, 수감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피죤 이 회장이 대표이사 선임 및 사내 이사 복귀 등을 구속 직전까지 준비해 여전히 피죤 내 영향력이 컸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2심에서 역시 "이 회장의 나이가 많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1심의 형이 오히려 가벼운 편"이라며 항소를 기각함에 따라 이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당분간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피죤은 피죤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으로 촉발된 피죤 불매운동에 이어 이 회장의 청부폭행 쇼크 외에도 '피죤'이 망할 것을 고려, '짝퉁'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일당이 검거되는 등 대내외적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30년 간 섬유유연제 분야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한 피죤이 향후 어떠한 행보를 내딛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경희 khcho@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