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황병준 기자] KT가 삼성 스마트TV에 대해 10일 접속 차단 조치를 강행한데 따라 앞으로 KT와 삼성이 ‘망 중립성’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KT가 주장하는 것은 스마트TV가 일반 PC와 달리 HD, 3D급 대용량 고화질 트래픽을 장시간 노출시키기 때문에 동영상의 경우 IPTV 대비 5~15배, 실시간 방송중계는 수백 배 이상의 트래픽을 유발해 같은 인터넷망을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의 불편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블랙 아웃’ 등의 위험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트래픽 과다 문제 등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접속 재한 정책에 대해 “누구나 차별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망중립성 원칙에 위배되며, 스마트TV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객관적 입증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KT는 이번 조치가 망 중립성과는 다른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효실 KT 상무는 "스마트TV는 인터넷망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망 트래픽에 우선순위를 두고 차별적으로 서비스하면 안 된다는 망 중립성 원칙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T의 이런 행위는 망중립성 원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 정신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스마트TV 문제는 이미 작년부터 '망중립성 포럼'에서 논의해왔던 주제라며 방통위가 적극적인 제재조치를 취할 뜻을 밝혔다.
앞으로 스마트TV를 생산하는 가전업체와 통신사업자들은 이같은 논란에 휘말릴 전망이다. KT 뿐만아니라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도 스마트TV 차단 여부에 대한 입장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황병준 thesky26@naver.com